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백의 여유만만

제2보(13∼30)



흑13으로 우상귀를 점잖게 굳힐수도 있는데 이세돌은 실전보처럼 위압적으로 나왔다. 이 수를 보고 타이젬의 오늘 해설자 박정상9단이 말했다.

"지난번 LG배 본선에서 출현했던 포석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콩지에가 흑으로 최철한과 두면서 시도한 바로 그 형태입니다. 콩지에는 이 바둑을 이기고 계속 승승장구하여 우승컵을 차지했지요."(박정상)


흑20까지는 이렇게 될 자리. 모든 수순이 절대수라고 볼 수 있다. 흑21로 점잖게 뻗은 이 수순을 초심자들은 반드시 기억해두어야 한다. 참고도1의 흑1에 받는 것은 백2로 끊겨서 흑의 불만이다. 웅장하던 흑의 세력이 너무도 쉽게 지워진 결과인 것이다.

우변에서 선수를 뽑아 백이 22로 우하귀에 먼저 손을 쓰게 되어서는 백이 포석에 성공한 느낌이다. 흑27까지 진행되었을 때 필자가 윤현석9단에게 물었다.

"어디서 많이 보던 형태로구먼."(필자)


"소목 정석의 대표적인 패턴이잖아요. 이 정석 아시지요?"(윤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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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이 참고도2의 백1 이하 흑6을 검토실의 바둑판 위에 놓아보였다.

필자가 백돌을 손에 쥐고 얼른 7에 놓았다. 이 장면에서는 백이 흑6을 외면하고 얼른 백7에 모는 것이 포인트라는 것을 필자는 잘 알고 있었다. 계속해서 백은 11을 선수로 두고 백13까지 선수로 두어 중원 세력을 마음껏 키우게 된다. 그런데 실전도 거의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어쩐지 백이 좀 기분을 내고 있는 인상 아닌가."(필자)

"흑도 불만은 없어요. 쌍방이 최선의 수만 골라 두고 있으니까 지금은 유불리를 논할 때가 아닙니다."(윤현석)

하긴 언제나 그렇다. 유불리는 바둑돌이 꽤 많이 놓여야 논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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