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제 갓 시작한 인터넷 뱅킹 시장이 또 하나의 은행으로 인식되면서 이를 이용하는 고객이 크게 늘고 업무범위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인터넷을 이용해 금융 업무를 보는 인터넷 뱅킹은 고객이 영업점을 갈 필요 없이 일처리를 할 수 있고 은행은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윈윈 시장이다. 지난 7월께부터 은행들이 하나둘 이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이 참여한 상태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국민은행은 24일 현재 등록고객이 4만7,974명에 달한다. 매일 500여명이 신규로 등록하고 있으며 매달 1만명 이상이 늘고 있다. 국민은행 스스로도 『제일 앞서가는 미국도 이렇게 빠르지는 않았다』며 놀라워할 정도다.
같은 시기에 시작한 조흥은행 역시 이용고객이 계속 늘고 있다. 조흥의 경우 PC뱅킹 고객은 자동으로 조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하는 인원이 60만명에 이르며 이체서비스는 1만5,000여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11개 은행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국통신의 「가상은행21C」에는 지난 10월 본격 서비스 개시 이후 3만6,000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매일 500명 정도가 신규로 가입하고 있다. 또 이달 1일부터 시작한 한빛은행은 현재 6,156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이용자가 늘면서 은행별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인터넷 뱅킹으로 볼 수 있는 업무는 잔액 조회, 계좌이체, 수표 조회, 자동이체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업무를 시작하기도 했다.
특히 조흥은행은 전자서명제를 도입해 다른 은행과 달리 영업점에 가지 않고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집에서 클릭 몇번 하는 것으로 자기 통장으로 대출금이 입금되는 것이다.
조흥은 이와 함꼐 하루 24시간(점검 시간 30분 제외)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보관업무, 외환서비스 등을 통해 기업고객에도 문을 열어놓고 있다.
한빛은행은 개인재무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고객의 지출계획에 따라 자금이체를 예약하는 등 재무사항을 기록하고 이를 지출항목별로 분석한 그래프를 제공하는 것으로 고객 스스로 효율적인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 뱅킹 전문가들은 이같은 시장 확대를 필연적인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미 인터넷 뱅킹은 또 하나의 은행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앞으로 기존 은행을 빠르게 대체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당장 은행들은 인터넷 뱅킹을 통해 다른 금융사와 연계, 개별 고객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중에 있다. 이를 통해 대출·예금 등 은행 고유의 업무 외에 증권, 보험 등 모든 종류의 금융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담당자는 『상품개발, 직원 교육, 홍보 등이 인터넷 상에서는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며 『특정 상품을 대상으로 시험 마케팅을 해볼 수도 있는 등 적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한다.
현재 은행들은 올해까지 개인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 기업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기석기자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