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금리 깨는일 시급하다(사설)

재계가 다시 금리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르기만 하는 금리를 한자릿수로 내려 국제수준인 5%선으로 낮춰야 하고 그 방안으로 금융시장 조기 개방을 제시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금리인하를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나 경쟁력 추락으로 빚어지고 있는 최근의 총체적 위기상황인 때 나온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결코 귀 곁으로 흘릴 일이 아니다. 금리는 기업 경쟁력의 기본요소중 하나다. 경쟁력 약화는 고임금, 고지가, 고물류비, 고금리 등 고비용구조에 있다. 그중 고임금은 임금인상 억제와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으로 개선되어가고 있다. 고지가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고물류비 해소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그러나 고금리 구조는 여전하다. 기업 체질개선이나 경쟁력 강화의 걸림돌로 남아있는 것이다. 특히 재계는 고금리가 기업부실화, 부도행진, 국제수지악화, 금융불안, 환율상승, 고물가로 이어져 위기를 부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리가 국제수준인 5%선으로 내려가면 부실기업이 회생하고 수출경쟁력이 살아나 국제수지적자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치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시급히 개선하지 않으면 안될 과제다. 그럼에도 금리가 내려가기는 커녕 오히려 오르고 있다. 금리정책은 번번이 실패했다. 정부 금융 기업의 저금리 노력에 과단성이 없고 지속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리를 내리는 일이 쉽지는 않다. 성장률 6%선, 물가상승 5%대인 경제체질에서 금리 5%선은 이룩하기 어려운 목표다. 고도성장엔 왕성한 투자가 뒤따르게 마련이고 자금 수요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자금은 달리고 수요가 많으니 금리가 오르는 건 당연하다. 대출금리를 5%로 내리자면 예금금리는 더 내려야 할 터인데 낮은 금리로 예금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더욱이 고물가에 대한 보상도 기대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손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금융개방이 방법이긴 하나 경쟁력이 취약한 상황이라 위기를 자초할 위험이 높다. 순리적 방안은 기업과 은행이 자기신용으로 해외의 저리자금을 들여올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주는 것이다. 자금난도 해소하고 금리도 내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리인하는 정부와 금융계가 공동으로 강력하게 밀고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기업도 차입경영 관행에서 탈피, 자금수요를 억제해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