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다우지수 11,000 돌파] 미증시 고공행진 어디까지

세계 증권거래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뉴욕 증시가 식을줄 모르고 달아오르고 있다. 블루칩 지수인 다우존스 지수는 3월 29일 1만을 돌파한 이래, 5주(개장일수 24일)만에 또다시 1만1,000 포인트의 장벽을 무너뜨렸다.미국 경기가 호황을 지속하고 있고, 주가를 무너뜨릴 요인이 사라졌으니, 증시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아시아 경제가 회복되고, 러시아마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총회및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회의에서 세계 경제위기가 끝났다고 공식 선언했다. 월가 투자자들은 한달 이상 장기화되고 있는 유고 공습을 잊은지 오래다. 다우 지수는 5월 첫 개장일인 3일 225.65 포인트(2.09%) 폭등, 1만1,014.69에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다우 1만을 넘으면서 고조됐던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일제히 사자 주문을 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석유 회사에서 알루미늄·제지 산업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주라면 무조건 사제꼈다. 주가 폭등의 단기적 이유는 인플레이션 징조가 제거됐다는 안도감이다. 전미(全美) 구매관리협회가 발표한 4월 제조업 지수가 52.8로 3월의 54.3보다 낮게 나타났다. 공장 주문과 생산 증감을 나타내는 이 지수는 경기가 예상보다 과열되지 않았고, 물가 자극요인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경기가 과열되면 물가가 들먹거리는 것이 경제상식이다. 그런데 실물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없는 것으로 판명돼, 유동성이 일제히 증시로 몰려든 것이다.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한달여 기간 동안 모두 5,420억 달러의 엄청난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었다. 다우 1만 돌파후 한달 사이에 증시 주도 종목에 변화가 생겼다. 5주전엔 인터넷 주가가 주가 상승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인터넷 주가가 조정과정에 있다. 인터넷 주가가 밀집한 나스닥 지수는 이날 7.27 포인트 하락한 2,535.58에 마감했다. 대신에 금융주·제조업주를 비롯, 중소기업주들이 활기를 띠면서 인터넷 주가의 조정을 상쇄하며 증시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의 장래에 대해 여전히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상승론자들은 전망치를 다시 올려잡고 있지만, 거품론자들은 지수가 올라갈수록 조정폭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증시 상승론자인 프루덴셜 증권의 랠프 아캄포라씨는 『새 차가 쇼룸에서 나와 질주하는데, 장애물이 전혀 없는 것과 같다』고 비유, 다우 지수가 조만간 1만1,500을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말까지 1만2,000을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물론 궁극적으로 뉴욕 증시의 대폭 조정을 예고하는 결정적인 관건은 인플레이션이다. 지난 1·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는 4.5%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1% 포인트 이상 뛰어넘었다. 인플레이션의 척도를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도 1·4분기에 1.4%로 전분기의 0.8%보다 높게 나타났다. 월가의 가장 무서운 또다른 적(敵)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연초에 증시 과열을 경고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다우 1만 돌파 이후 여러 차례 발언 기회가 있었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했다. 자신의 발언 한마디로 모처럼의 금융시장 안정을 깨지 않으려는 배려도 있겠지만, 미국 경제의 거시지표에 인플레이션 예방을 위한 금리인상 요인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한편 FRB내 매파들은 금리를 동결한 채 경기 과열을 지속시킬 수 있는지에 강한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지난달 30일 채권 가격이 폭락한 사실이 뉴욕 주가의 장미빛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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