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만금사업 장기표류 '불가피'

정부 관련부처 입장조율후 이의신청 여부 결정

서울행정법원이 17일 새만금 간척사업의 용도측정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방조제 공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정권고안을냄에 따라 새만금사업의 장기표류가 불가피하게 됐다. 재판부가 이날 제시한 조정권고안은 환경단체와 정부가 추천한 위원들로 민관위원회를 구성할 때까지 방조제공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새만금 방조제사업에 대해 사실상 중단명령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새만금사업 주무 부처인 농림부측은 재판부의 이같은 조정권고안에 대해 "이의신청 기일인 다음달 2일까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최종 입장이 정해지면 권고안에 대해 이의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부 다음달 2일까지 이의신청 여부 결정 농림부측은 재판부의 조정권고안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류한채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권고안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를 이뤘다. 농림부는 "재판부의 권고안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의신청 기일인 다음달 2일까지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정부의 최종입장을 먼저 정한뒤 이의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농림부측은 법원이 제시한 조정권고안의 세부 내역에 대해 대부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판부는 이번 조정권고안을 통해 "새만금 사업을 계속하면서 어느 정권도 사업의 구체적 용도에 대해 명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농림부는 이와 관련, "새만금사업은 본질적으로 농지 조성을 목표로 시작된 것"이라며 "10여년 넘게 진행된 새만금사업 논쟁 과정에서 농지 조성 목표가 수없이 언급됐는데 구체적 용도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농림부는 또 "국토연구원이 올해 6∼7월께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을 내놓으면 매립지의 일부를 농지에서 산업.연구.관광단지로 변경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될수 있는 상황에서 용도측정을 다시 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민관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법원이 민관위원회 구성을 강제한다면 어쩔수 없이 따라야 하겠지만 이 경우 미완성 방조제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게돼 기존 방조제유실 등의 큰 후유증이 빚어질 것"이라고 농림부측은 강조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섣불리 정부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번조정권고안은 사실상 새만금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만금사업 장기표류할 듯 지난 91년부터 시작된 새만금사업은 전북 군산∼부안 앞바다에 33㎞의 거대한방조제를 쌓아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달하는 1억2천만평 규모의 농지와 담수호를개발하는 사업으로 현재 전체 공정의 92%가 진행돼 2.7㎞구간의 물막이 공사만 남겨놓은 상태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말부터 미완인 채로 남아있는 방조제 구간에 대한 물막이 공사를 시작해 내년 3∼4월께 방조제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부 간척지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법원이 새만금사업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리는 성격의 조정권고안을 제시함에 따라 새만금사업의 장기표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날 민관위원회를 꾸려 새만금사업의 용도를 먼저 측정하고 환경평가를거쳐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남은 방조제를 막지 않아야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위원회를 구성하는데도 어느 정도 시일이 소요될 것이고 위원회가 구성되더라도 용도측정과 환경평가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있다. 아울러 농림부가 조정권고안에 불복, 이의를 제기하고 1심 판결이 나온 뒤 2심,3심으로 넘어가면 지루한 법정공방이 이어지면서 새만금사업이 정부 계획대로 진행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