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월 15일] 2010년 달러 가치의 향방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 발표에 따르면 미국ㆍ유럽ㆍ일본의 평균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2009년 -3.4%에서 2010년 1.3%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세계경제 회복세에 따라 출구전략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올해 이후 달러 가치의 향방은 수출입 종사자들이나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美 경상적자로 弱달러 더 우세 지난해 12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출구전략 시기에 대한 신중함을 강조했다. 금융위기 이후 아직도 부채가 많은 상당수 미국 금융기관에 금리 인상은 큰 부담이며 또 다른 신용시장 경색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은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확신도 부족하다. IMF의 올해 미국 실질 GDP 성장률 예측치는 1.5%인데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의 2.1%보다 낮다. 만약 미국의 올해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달러 가치는 강세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 단행은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이라는 확신이 설 때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견실하다는 시그널을 외환시장에 줄 것이다. 그간 미국의 초저금리로 달러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사들였던 캐리 트레이드 현상이 중단되면서 외국에서 사들인 자산을 팔고 대신 달러 수요가 확대돼 달러가 강세를 띨 수 있다. 반면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는 명백한 달러 가치의 하락 요인이다. 지난해 2ㆍ4분기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988억달러로 2001년 4ㆍ4분기 이후 최저 규모지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게다가 그 규모는 여전히 미국 GDP의 약 3%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2ㆍ4분기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1ㆍ4분기에 비해 약 5.4% 감소했으나 2ㆍ4분기 상품수지 적자는 3,616억달러로 1ㆍ4분기에 비해 약 3.1% 하락에 그쳤다. 상품수지 적자는 미국 경상적자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상수지 적자의 근본적 원인인 상품수지 적자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국 상품수지 적자의 가장 큰 부분은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며 쉽게 감소하기 어렵다. 중국은 고정환율제에 가까운 환율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환율의 경상수지 자동조정 기능이 작동할 수 없다. 또한 미국 내 제조업 기반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해 저임금에 따른 저가의 중국 공산품 수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결국 미국의 금리 인상이라는 달러 강세 요인과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라는 달러 약세 요인 중 어느 쪽이 더 우세할지에 따라 글로벌 달러 가치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2000년 이후 엔화와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는 모두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는 미국 경상적자라는 달러 약세 요인이 더 우세하게 작용했음을 암시한다. 환율 1,000원대 이하 대비를 이러한 가운데 원ㆍ달러 환율은 엔ㆍ달러 환율과 유로 대비 달러 환율에 비해 2005년부터 금융위기 발생 시점인 2008년까지 거의 움직이지 않다가 금융위기 직후 상대적으로 크게 급등했다. 이처럼 원ㆍ달러 환율이 글로벌 통화와 달리 예외적으로 움직이던 기간을 제외한 2001~2004년을 살펴보면 원ㆍ달러 환율은 200원가량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이를 적용하면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1,000원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원ㆍ달러 환율이 글로벌 달러 가치와 어느 정도 동조화할 것인지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기업과 정책결정자들의 관심과 관련 대비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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