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거스타 함성 부른 '탱크의 집념'

최경주, 극적 출전부터 최종일 우승경쟁까지…

"고(Go) 고(Go) 케이 제이 초이(KJ Choi)." 최경주의 무서운 집념은 오거스타의 함성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대회에서 4라운드 내내 타이거 우즈와 함께 경기를 펼친 최경주에게 팬들은 골프황제보다 더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비록 메이저 우승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지만 최경주의 활약은 골프팬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정도로 값졌다. 지난해 최악의 부진으로 모자에 로고를 붙일 후원사조차 구하지 못해 태극기를 달고 나온 그는 공동4위에 오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경주는 올 시즌 초만해도 마스터스를 TV로 지켜봐야 했다. PGA투어에서 통산7승을 일궈냈지만 지난 2008년 소니오픈 이후 우승이 없었다. 한때는 세계 랭킹 5위였지만 지난해 체중 감량의 후유증으로 96위까지 떨어졌다. 마스터스 출전권 자격인 50위 이내 진입은 한없이 멀게만 보였다. 메이저 우승을 향한 그의 집념은 기적 같은 일을 일궈냈다. 마스터스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유럽프로골프투어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랭킹을 75위로 끌어올렸고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47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부진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9년간 잘 비행하다 잠시 착륙했다. 이제 다시 이륙할 일만 남았다"고 답했던 도전정신이 다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이번 마스터스에서 우즈에 가려진 조연이 아니었다. 우즈를 보기 위해 몰려든 갤러리도 최경주의 활약을 보며 태도에 변화를 보였다. 마지막 날 한때 공동선두까지 올랐던 최경주가 9번홀 그린 위에 오르자 기립박수까지 보냈을 정도였다. 구름 갤러리의 중압감 속에서도 선전을 펼친 그는 대회를 마친 뒤 "우즈와 나흘 내내 경기하면서 너무 익숙해졌다. 이제 갤러리들이 시끄럽지 않으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라며 웃었다. 올 시즌 힘차게 이륙한 최경주는 버라이존헤리티지와 취리히클래식 등 2개 PGA투어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한 뒤 오는 5월 한국프로골프투어(KPGA) SK텔레콤오픈에 참가해 국내 팬과 만날 예정이다.

관련기사



강동효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