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증시특집] 증권역사에 남을 명리포트

불확실한 장래의 시장상황을 꿰뚫어 보는 리포트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객관적인 데이터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리포트는 주식투자자들에게 망망대해를 헤매는 난파선이 만난 등대나 다름없다. 지난해 7월 삼성증권 이남우(李南雨·35)이사는 주가가 300대로 떨어졌을 때 연말주가를 쪽집게처럼 맞춰 여의도 증권가에 화제를 뿌렸다. 李이사는 연말주가가 500선을 넘을 것이라는 장문의 리포트를 내놨다. 당시 스티븐마빈 이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외환위기나 금융시스템의 붕괴가능성을 예로 들며 지수가 200~250대로 추락할 것을 예견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당시만 해도 주가 500선돌파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게 대세였다. 李이사는 보고서를 통해 상장사의 80%가 부도가 났거나 액면가 이하인 상황에서 주가의 추가하락에 대한 논의는 의미가 없으며 상장기업들의 과다한 부채비율이 내려감에 따라 자본효율성은 높아지고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이전에는 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증가해도 부채비율 증가율이 이를 능가해 주가상승이 불가능했지만 향후 부채비율이 감소한 상태에서 현금흐름이 개선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李이사의 이러한 주가상승 예측은 그대로 적중해 지난 연말 500선을 훌쩍 뛰어 넘었다. 이와 함께 李이사는 당시 우리경제의 부채위기는 무능하고 비효율적인 금융시스템, 특히 여신심사기능의 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해 시중은행의 외국인 임원선임을 한국경제에 있어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했다. 외국인임원선임이 대형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또 한국이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상반기중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한 점 한라그룹을 포함한 부실화된 재벌이 워크아웃 프로그램과 외국펀드의 도움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있는 점 기아차의 공개입찰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등을 호재로 평가해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진단했다. 주가가 조정국면을 거쳐 800선에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주식투자붐이 조성되면서 李이사의 리포트는 빛을 발하고 있다. 李이사는 『애널리스트는 객관적인 분석자료를 통해 정보접근이 어려운 일반투자가들에게 정석투자의 길을 알려주는 것이 임무』라며 『일반인들도 뇌동매매를 하기 보다는 테이터에 기초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정명 기자 8915077@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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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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