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TA로 활짝 열리는 시장] 전자업계 FTA효과 극대화 하려면

中엔 프리미엄 제품 수출·저가품 현지생산 바람직<br>자국제품 선호도 높은 日엔 브랜드 알리기 병행을


국내 전자업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외 현지 생산의 이점을 간파하고 세계 각지에 생산기지를 마련해왔다. 이를 통해 관세 장벽을 피하는 것은 물론 물류 비용을 절감해온 것.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의 생산거점들은 인건비도 저렴해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몫을 했다. 이 때문에 가전업체들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부담이 전혀 없었던 사례가 많고 일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을 하더라도 관세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전업체들이 FTA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높은 국가와의 FTA 체결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경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관세가 높기 때문에 중국과의 FTA 체결로 관세가 사라지면 그만큼 비용을 절감하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와 가까운 만큼 현지생산에 따른 물류비 절감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프리미엄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저가 제품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FTA 체결을 계기로 상대 국가에서 국내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 국민은 자국 제품을 선호하고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라면서 "일본과의 FTA 체결시 국내 가전업체들이 불리하기 때문에 브랜드를 알리는 활동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외 생산기지가 있다 해도 핵심부품을 만들지 못해 국내에서 이를 수입하면서 관세를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들 국가와 FTA를 체결하면 해당 관세가 사라지므로 이런 긍정적 효과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기존에도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해 만들어진 완제품이 해외의 해당 국가에서 판매되지 않고 제3국으로 수출될 경우 관세를 환급해주는 제도가 있지만 FTA 체결시 '관세 납부→일정기간 경과 후 관세 환급'이라는 절차가 생략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 김한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FTA팀장은 "FTA 체결시 부품 소재의 이동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되기 때문에 FTA 상대 국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우 국내 가전 투 톱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미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만큼 수혜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ATA)을 적용해 무관세로 미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EU에서도 삼성전자는 폴란드 현지 가전업체인 아미카의 공장 일부를 인수해 현지에서 세탁기와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으며 슬로바키아에서는 TV를 만들고 있다. LG전자 역시 폴란드 TV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해당 품목들은 관세와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FTA 체결에 따른 직접적 수혜보다는 상대 국가와의 교역량이 증가하고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물류 인프라가 개선되고 물류 비용이 낮아지는 2차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이를 활용해 전반적인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