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대우車 매각 서두를 것 없다

GM측이 대우차 인수의사를 공식화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대우사태해결의 중대한 돌파구가 열리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사태 전에는 신중한 자세로 일관하던 GM측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속셈을 알 수는 없다. 경쟁업체인 포드, 크라이슬러가 눈독을 들이는데 대한 대응책일 수도 있다.결과론이지만 GM은 오늘이 있기 까지 때를 기다려왔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지분참여와 전략적 제휴보다는 대우차의 일괄인수를 선호했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그들 나름의 세계경영전략에 따라 아시아시장의 교두보로 대우자동차의 활용가치를 높이 평가했을 법하다. 우리 정부와 채권단은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이제는 GM보다는 우리가 더 유리한 입장이다. 그럼에도 당국은 유리한 여건을 전혀 활용치못하고 있는 것같다. 무슨 이유인지 조기 매각을 서두르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물론 말로는 헐값에 팔지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GM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한다느니 수의계약을 하기로 잠정 결정했다는 소문과 추측이 무성하다. 과연 정부의 의도와 협상전략이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인수제안서가 제출되면 과연 제값에 팔 수 있는지 꼼꼼하게 이모저모 따져보는 것이 정상이다. 과거 제일 및 서울은행, 한보철강 등의 경우에는 지나치다는 핀잔이 나올정도로 그랬다. 물론 대우차는 늦게 팔수록 회사가치가 떨어져 국가경제에 더 큰 짐이 될 수도 있다. 기왕에 해외에 매각한다면 가급적 빨리 매각, 해외신인도를 높이자는 주장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은 시중은행이나 철강회사 한두개를 매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고용규모나 산업연관효과가 매우 큰 만큼 산업정책과 구조개편차원에서 모든 문제점을 신중히 살펴보야 한다.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이 붕괴된다거나 중국자동차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상실한다는 주장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더구나 GM측이 제시한 가격이나 조건이 만족스런 것도 아니다. 부채는 인수하지 않겠다거나 일부 해외법인만 챙기겠다는 소식이다. 섣불리 수용할 수 없는 것이다. 경영정상화를 다진후 더 좋은 조건에 팔아도 늦지않다. 매각을 해도 산업개편 전략과 연결, 일정 지분참여를 보장받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총선을 앞둔 가시적 성과에 집착해서도 안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제값을 받고 팔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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