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용카드 첨단기술 시대

21세기의 꽃이라 불리는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우리의 삶을 빠르게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미래화폐로 주목 받고 있는 신용카드 또한 21세기의 첨단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신용카드에서 사용되고 있는 MS(Magnetic Stripe)카드는 정보화사회의 급속한 진전과 더불어 지불 결제수단의 고도화, 다양화, 편리화에 따라 새로운 매체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 MS카드는 자기띠에 신용카드 번호, 유효기간 등을 기록한 것으로 정보기억 용량이 매우 작기 때문에 극히 제한된 기능으로만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의 보안측면에서도 취약한 점이 많다. 이러한 단점으로 인해 아직도 우리의 지갑 속에는 신용카드, 버스카드, 전화카드, 직불카드, 증권카드 등 수많은 카드들이 가득 들어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차세대 카드인 IC(Integrated Circuit)카드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된 현금카드 위변조 사고의 재발방지 및 금융기관의 안전성강화를 위한 방법으로 IC카드가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IC카드는 카드 표면에 손톱 크기만한 반도체 칩을 장착한 카드로, 기존에 사용하던 MS카드의 기억용량과 비교했을 때 수천 배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IC카드의 넓은 기억용량을 활용한다면 신용카드를 비롯한 지갑 속의 모든 카드를 한장에 통합할 수 있으며, 건강보험증, 운전면허증 등 우리 삶에 필요한 각종 정보 등을 하나로 집약할 수 있는 진정한 One-card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한, IC카드는 안전성에 있어서도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다중의 보안장치가 탑재되므로 위조나 변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여 카드 위ㆍ변조나 복제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IC카드 도입으로 생길 가장 중요한 변화는 IC카드가 고객과 기업을 연결하는 최접점 매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고객에게 접근하여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적절한 시기에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 각 기업이 앞 다투어 도입하고 있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역시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IC카드의 또 다른 장점은 카드를 발행한 후에도 새로운 정보를 계속 추가 및 삭제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쇼핑을 좋아하는 고객에게는 쇼핑쿠폰을, 병원에 자주 다니는 고객에게는 건강 진단권을 고객의 IC칩에 보내 주는 것처럼 고객행동의 분석을 통하여 고객마다 차별화된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마이크로(Micro) 마케팅 환경의 도래를 의미한다. 이러한 많은 장점을 가진 IC카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현안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제반 인프라의 확산이 시급하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카드는 물론 가맹점의 단말기와 은행의 ATM기 등 하드웨어와 이를 운영하는 시스템의 교체가 필요할 것이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자될 인프라 도입에 있어서 선의의 경쟁은 바람직하겠지만 기업간 혹은 업종간 주도권 싸움에서 비롯될 수 있는 중복투자는 반드시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정보화 시대의 국가 경쟁력은 인프라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또한,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IC카드는 이전의 카드와는 달리 광범위한 업종의 다양한 비즈니스가 집약될 것이므로 도입초기의 정책 방향에 따라 활용방향이 결정되기 쉽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IC카드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인 만큼 수출 등 다양한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의 수립 및 개선이 이루어져 IC카드 도입의 기반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IC카드의 호환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표준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IC카드의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각 국가와 글로벌기업간의 기술표준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업체간의 플랫폼을 효율적으로 표준화하여,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선점에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호군(비씨카드 대표이사 사장ㆍ한국전자지불포럼 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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