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프로그램 매수 주가 견인 매수 여력은 크지 않아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에 비해 큰 폭의 고평가(콘탱고) 상태를 유지함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를 이끌며 주식시장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외국인 외의 매수주체 부재에 시달리던 주식시장에 프로그램 매매를 중심으로 한 기관 매수세가 보태지며 투자심리를 안정시킨 것이다. 특히 프로그램 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선물시장의 고평가 정도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그 배경 및 프로그램 매매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다 900억원대의 프로그램 매수세까지 더해지며 전일보다 11.05포인트 오른 685.05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규모로 들어온 것은 선ㆍ현물간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장중 0.6포인트 이상을 유지하는 등 선물의 고평가 정도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싼 선물을 파는 동시에 싼 현물을 사들이는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활발히 유입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날 대규모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왔지만 추가적으로 들어올 여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베이시스가 워낙 높아 프로그램 매수물량의 청산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력은 중립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선물 고평가는 긍정적 장세전망 반영=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를 나타내는 베이시스가 최근 들어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선물 6월물 만기이후 0.2~0.3포인트 정도를 기록하던 9월물 베이시스는 최근 0.4~0.7포인트 정도로 높아졌다. 지난달 27일 0.77포인트로 올라선 베이시스는 지난 1일 0.75포인트에 이어 이날도 장중 0.6포인트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다 막판 0.39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는 미래의 가격인 선물이 현재의 가격인 현물보다 0.4~0.7포인트 이상 비싸다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앞으로 지수상승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을 뜻한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베이시스의 강세는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장세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주식시장이 단기급등 이후 짧은 기간조정을 거치고 다시 상승추세로 복귀할 것이라는 투자심리가 베이시스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 제한된 자금으로 프로그램매매 집중할 듯=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이 더딘 상황에서 기관들은 제한적인 프로그램 매매 위주의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다. 김호진 미래에셋투신운용 투자전략팀장은 “기관매수세의 대부분은 베이시스 호전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라며 “아직까지는 기관 매수세가 들어올 지수대가 아니고 지수가 전고점을 넘어가기 전에는 본격적인 기관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매에 치중해야 하는 기관들은 최근 베이시스의 강세가 지속되자 딜레마에 빠져있다. 프로그램 매수에 나서자니 베이시스 강세 지속으로 청산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 염려되고 반대로 강한 베이시스 아래서 프로그램 매도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베이시스가 장중 0.6포인트의 초강세를 보이자 유리한 조건을 놓칠 수 없는 기관들이 프로그램 매수세를 재개했다. 증권사의 한 선물ㆍ옵션 트레이더는 “베이시스가 근래 보기 힘든 강세를 보이자 기관들이 일단 들어온 자금을 가지고 프로그램 차익매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들이 제한적이나마 자금이 들어올 때마다 프로그램 매매로 우선 집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매매 증시 영향은 중립적=이날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1,121억원 순매수를 보임에 따라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1조3,700억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6월2일의 매수차익거래 잔액 최고치 1조5,200억원에 불과 1,500억원 가량을 남겨 놓은 것으로 추가 유입규모가 제한적일 것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베이시스가 워낙 강세여서 프로그램 매도물량 역시 많지 않을 전망이다. 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베이시스 강세를 고려할 때 청산이 가능한 물량은 2,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며 청산 후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프로그램 청산에 따른 조정은 일시적이고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관련기사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