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용돈 씀씀이 줄이자(IMF시대 생활속의 구조조정)

◎구두닦기·머리손질 등 “가정에서”/자녀에 용돈 대가로 시키면 교육에도 도움『이제 경기침체가 우리 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줄일수 있는 가계지출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D보험회사에 다니고 있는 J과장(38)은 그동안에도 월급이 많지않았지만 이제는 IMF한파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턱없이 부족하게 되면서 용돈을 아껴달라는 부인의 호소에 자신의 씀씀이부터 줄였다고 말했다. J과장은 그동안 외모에 신경써오던 거품을 최대한 빼기로하고 우선 구두광택비용을 줄이기로 했다. 영업부서에 근무하는 그는 밖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 머리에서 발끝까지 외모에 꽤 신경을 써왔다. J과장이 특히 신경쓰는 곳은 구두. 다른 사람눈에 가장 잘띠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 빌딩내에서 매달 3만5천원을 주고 구두광택을 내고 다녔으나 지난달중순부터는 자신이 직접 닦아 신고다니고 있다. 서울 서초동 K빌딩내 S차장(43)도 토·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천5백원을 주고 구두를 닦았으나 아들에게 이 일을 맡겨, 용돈도 줄이고 자녀교육도 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S차장은 초등학교 5학년 아들에게 매달 1만원의 용돈을 주기로하고 구두광택을 부탁했다. S차장은 『처음 몇일 동안은 아침일찍 일어나 구두를 열심이 닦아 주더니 한동안 꾀를 부리길래 매달 지급키로 한 금액에서 일을 하지않은 날짜를 공제하고 용돈을 지급하자 서운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제는 근로의 대가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들 역시 무척 만족해하고 있는 데다가 이제는 광택솜씨가 수준급이라고 넌즈시 자랑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구두광택 및 수선일을 20년 넘게 해왔다는 H씨는 구두닦는 일로 얻는 수입은 약 30% 줄어든 반면 구두뒷굽 등의 수선은 오히려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 같으면 뒷굽을 교환하라고 권유하면 「대충 신고다니다가 새 구두를 사서 신고다니지」라는 대답이 대분분이었으나 요즘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보다 뒷굽을 수선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H씨는 『구두 닦는 사람이 많이 줄었지만 광택내는 일보다 단가가 비싼 수선일이 많아져서 수입에는 별차이가 없다』며 『IMF영향이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절약을 실천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윤종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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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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