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코붙임, 또 코붙임

제8보(101~121)




최철한의 백14가 적시의 응수타진이었다. 여기서 장고하던 창하오는 하변쪽 백대마에 대한 공격권을 계속 장악하겠다고 15로 차단했는데 이 수가 완착성이었다. 검토실에서 제시된 그림은 참고도1의 흑2로 훌쩍 날아오르는 수였다. 백이 3으로 넘을 때 흑4로 두면 좌변의 주도권이 흑에게 넘어온다. 실전의 흑15는 모양 자체도 둔할 뿐 아니라 백의 고민거리를 쉽게 해결시켜 준 의미가 있었다. 원래는 백의 연결고리에 허점이 있었다. 흑이 가로 끼우면 백대마가 끊어지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백14와 흑15가 교환되는 순간 그 수단이 사라졌다. 참고도2의 흑1에 끼워넣어도 백2 이하 8까지 되고 나면 도리어 흑이 잡히게 된 것이다. 뭔가 흐름이 좀 이상해졌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창하오. 다시 기세가 사나워졌다. 흑17의 코붙임에는 창하오의 끓어오르는 투지가 실려 있다. 기세는 장했지만 실상은 그리 위력적인 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19세의 어린 소년 최철한은 그 맹렬한 콧김에 조금 기분이 상했다. 계속해서 흑21의 제2차 코붙임. 성난 코뿔소처럼 들이받은 이 수는 또 얼마나 거친가. 최철한은 기분이 조금 더 상했다. 그리고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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