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다시뛰는 이머징 마켓]<5·끝>' 자원부국' 카자흐스탄

내실다지기로 성장궤도 수정… 경제강국 도약 '시동'<br>은행 부실정리등 리스크 해소… 작년 하반기부터 플러스 성장<br>석유매장량 9위등 자원 풍부… 美·中·러·EU서 잇단 '러브콜'

중국 국경과 가까운 자르켄트의 중앙시장은 사람들과 차들이 뒤엉켜 늘 활기가 넘친다. 자르켄트·하르고스 등 중국과 국경을 접한 도시들은 갈수록 교역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안드레이 살룩 카자흐스탄증권거래소 부사장

SetSectionName(); [다시뛰는 이머징 마켓]' 자원부국' 카자흐스탄 내실다지기로 성장궤도 수정… 경제강국 도약 '시동'은행 부실정리등 리스크 해소… 작년 하반기부터 플러스 성장석유매장량 9위등 자원 풍부… 美·中·러·EU서 잇단 '러브콜' 알마티=문병도기자 do@sed.co.kr 중국 국경과 가까운 자르켄트의 중앙시장은 사람들과 차들이 뒤엉켜 늘 활기가 넘친다. 자르켄트·하르고스 등 중국과 국경을 접한 도시들은 갈수록 교역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안드레이 살룩 카자흐스탄증권거래소 부사장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주도 딸듸꼬르간에서 자동차로 6시간을 달려 도착한 하르고스. 이곳은 중국 접경 도시로 중국과의 교역으로 늘 활기가 넘친다. 하르고스 세관 뒤편에는 중국 번호판을 단 화물 트럭들이 2~3㎞ 가량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화물을 내린 뒤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행렬이다. 광활한 초원을 누비던 유목민의 땅, 카자흐스탄이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경제 경험이 일천한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기질로 빠른 속도로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2000년대 들어 매년 9%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영국 등 외국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이뤄낸 성장가도는 기초가 약했다. 금융 위기로 외국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직격탄을 맞았다. 경제성장률은 2007년 8.5%에서 2008년 3.2%로 곤두박질쳤고, 급기야 지난해 상반기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런 경기침체 과정에서 카자흐스탄 최대 은행인 BTA를 비롯해 KKB 등 4개 대형 은행이 부실을 이기지 못한 채 디폴트를 선언했고, 곧바로 국영화 됐다. 시중 은행권의 부실규모만 무려 18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카자흐스탄 GDP의 13%에 달하는 수준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알마티와 아스타나의 주택가격도 2007년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들어 서서히 바닥에서 탈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3분기를 기점으로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2.4%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난 연말 아스타나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위원회에서 "더 이상의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카자흐스탄은 성장 궤도를 대폭 수정했다.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이를 위해 원유 판매를 통해 외환보유량과 국부펀드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현재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의 보유외환은 210억 달러, 국가오일펀드가 237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부실정리 작업도 가속화하고 있다. BTA은행은 최근 채무를 38%만 변제하기로 주요 채권자들과 채무를 조정하는데 합의했다. 최대 국책 모기지 은행인 아스타나파이낸스도 외국 자본과 매각협상을 벌이고 있다. 5위 은행인 BCC의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한상돈 법인장은 "위기의 핵심인 금융권 부실이 정리되면서 카자흐스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권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은행이 무려 38개에 이를 정도로 난립했지만 서서히 구조조정 절차를 밟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해 10월 은행의 최소 자본금은 30억 텡게에서 50억 텡게(약 400억원)로 상향 조정했다. 이를 맞추지 못하면 문을 닫거나 지방으로 옮겨가야 한다. 부실의 핵심인 부동산 관련 대출도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 자본금 역시 2억5,000만 텡게(약 20억원)으로 5배 이상 높여 51개에 이르는 업체의 자발적인 합병과 대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현대증권 알마티 사무소의 황수연 소장은 "카자흐스탄은 금융과 자원을 양대 축으로 삼아 고속 성장을 이룩했다"며 "금융 부문의 상처가 치유되는 대로 다시 성장을 위한 가속페달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자흐스탄은 자원의 보고다. 석유 매장량은 세계 9위,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 2위다. 이밖에 석탄(세계 8위), 크롬, 아연, 구리 등도 풍부하다. 카자흐스탄은 2015년까지 원유생산량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EU)등은 경쟁적으로 카자흐스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중국 입장에서는 전략적ㆍ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제 2의 중동'으로 불리는 카스피해 연안의 풍부한 석유는 '에너지 블랙홀'로서는 놓칠 수 없는 보물이다. 한국석유공사 알마티사무소의 신용화 차장은 "새로운 광구가 매물로 나오면 중국은 가격을 불문하고 싹쓸이에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말 카자흐스탄을 방문,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후 주석은 이어 투르크메니스탄을 방문, 이 곳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카자흐스탄을 거쳐 신장위구르자치구로 직송하는 총 연장 7,000㎞의 가스관 개통식을 가졌다. 중국의 거침 없는 진출에 러시아가 바싹 긴장했다. 후 주석이 떠나자마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알마티를 찾아 카자흐스탄 등 7개국 정상과 비공식 모임을 갖고 지역 안보 및 경제 통합 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가한 정상들은 비공식 회담을 수시로 열기로 뜻을 모았다.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은 물론 벨로루시와 3국 관세동맹을 맺은 상태다. 3개국은 올 1월부터 가전제품 관세율을 인하하기 시작해 2011년 7월까지 역내 관세를 폐지할 예정이다.인구 1억7,000만 명, 국내총생산 2조 달러에 이르는 단일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관세동맹으로 가장 타격을 입게 된 것은 바로 중국이다. 미국과 서구권 국가들도 카자흐스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적극적이다. 미국은 이슬람권인 카자흐스탄을 반(反)테러 전진기지로 활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은 키르기즈스탄,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올해 초 카자흐스탄의 공군기지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탈리아 등 EU국가들도 카자흐스탄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잇단 국제 이벤트를 통해 위상을 높여나가고 있다. 올해 순회의장국 자격으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에는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선진국을 비롯한 56개 회원국 정상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에는 알마티 일원에서 동계아시안 게임을 연다. "증시 규모 작지만 잠재력 무한… 내년부터 본격 성장 시작될 것" ■ 안드레이 살룩 카자흐스탄증권거래소 부사장 "카자흐스탄 주식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높은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꾸준히 증시제도를 개선하고 있고 우량 기업의 상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는 2011년부터는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살룩 안드레이 카자흐스탄증권거래소(KASE) 부사장은 "카자흐스탄 증시의 전체 상장 종목 수가 102개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거래가 활발한 것은 카자흐무스ㆍENRCㆍ카즈무나이가스 등 7개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 기업들이 세제혜택을 보기 위해 상장했으며 주식거래나 주식분산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 주식시장은 '증시'라는 말을 쓰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규모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하루평균 주식거래금액은 1,400만달러(약 165억원)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는 6,500명 내외 수준이고 그나마 적극적인 투자자는 1,50명 안팎이다. 하지만 증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는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상장 가능성이 있는 우량종목들이 많다. 안드레이 부사장은 "카즈크롬ㆍ카즈징크 등 자원 관련 알짜 회사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투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8년 25%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70%로 높아졌다. 경제성장과 함께 투자여력을 가진 중산층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카자흐스탄 증시는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다. KASE지수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500포인트선을 웃돌았지만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급락한 끝에 지난해 초에는 560포인트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안정되자 KASE지수도 반등하며 이달 14일에는 1,937.53포인트로 1,900선을 넘어섰다. 정부 주도로 은행 개혁작업이 진행되는 한편 증시 및 금융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는 "과거 카자흐스탄 경제에는 거품이 끼여 있었다.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올 한해는 기업부실 등 리스크를 해소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본격적인 경제성장은 2011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시 뛰는 이머징마켓]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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