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과학기술자상] 강성철 한국과학기술硏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자상] 강성철 한국과학기술硏 책임연구원<br>각종 장비 장착 쉽고 지형적응 능력 높아<br>군사용·민간재난구조등 쓰임새 다양 기대

강성철(가운데) 박사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센터 연구진. 위험작업용 로봇인 롭해즈 시리즈를 개발, 우리나라를 로봇선진국으로 한단계 끌어올렸다.

6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4월 수상자로 선정된 강성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계단 등 가파른 경사면이나 험한 지형을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는 원격제어 고성능 위험작업용 로봇 ‘롭해즈(ROBHAZ)’의 상용화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롭해즈는 화재나 지진과 같은 사고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등 민간부문 뿐만 아니라 폭발물 탐지ㆍ제거, 화생방 지역 탐사 등 군사용으로도 폭 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름 자체가 ‘로봇과 위험’(ROBOT+HAZARD) 합성으로 이 로봇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롭해즈(기본형)은 길이 74㎝, 너비 47㎝, 높이 29㎝, 무게 39㎏로 라면박스 정도 크기다. 무한궤도(Caterpillar) 형태의 2개의 트랙을 본체의 앞뒤에 장착하고 전후 몸체간의 피동적인 상대운동을 허용하는 ‘피동형 조인트에 의한 적응 메커니즘 방식’을 채용, 계단 등 비탈길의 불규칙한 각도를 쉽게 오를 수 있게 했다. 피동형 더블트랙 방식은 쉽게 말해 앞뒤 두 몸체가 따로 움직이도록 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경사각 45도 정도의 계단과 울퉁불퉁한 험로도 무난하게 갈 수 있다. 최대 이동속도는 10㎞/h이다. 롭해즈의 장점은 각종 장비를 장착, 다양한 쓰임새를 가진다는 데 있다. 화재ㆍ지진 등 재난현장이나 군사용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임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레이저스캐너, 온도센서, 폭발물 처리용 물포총, 야간투시경, 지뢰 탐지장치 등 각종 장치의 장착이 가능하다. 롭해즈는 지난해 8월부터 3월까지 6개월간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파병된 이라크 아르빌 현지에 파견돼 정찰 및 폭발물 처리 등 시험 작전에 참가하기도 했다. 향후 위험한 군작전에 국산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첨단 신무기체계 국산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강 박사팀은 롭해즈와 관련해 평탄하지 않은 지형에 대한 적응메커니즘과 리눅스를 탑재한 제어시스템의 안정성, 원격조종의 편리성 등에 대한 국제특허를 출원 중이다. 기존의 선진국 시스템들에 비해 험한 지형 등판능력 등 가격대비 성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미국 영국 등 몇몇 선진국에서는 위험작업용 로봇이 이미 10년전부터 시작돼 몇몇 회사들이 유사한 로봇을 생산, 판매하고 있으나 제한된 환경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가격도 매우 비싼 실정이다. 롭해즈는 순수한 의미에서의 스스로 판단아래 움직이는 지능형 로봇은 아니다. 일정한 거리에서 사람이 조종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자율지능만으로 로봇이 위험지역에서 작업하기는 현실적으론 당분간 어렵기 때문에 롭해즈처럼 사람의 판단과 조종능력에 의존하는 원격제어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물론 원격제어 작업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율형 지능 로봇만큼 복잡한 기능을 필요로 한다. 롭해즈의 경우처럼 울퉁불퉁한 위험지형을 무리 없이 다녀야 하고 로봇팔은 5㎏이상 무거운 물체를 들 수 있어야 한다. 로봇 제어장치의 신뢰성 향상을 위해 OS기술과 함께 원격조종자가 로봇을 조종하는 데 마치 로봇이 있는 곳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촉감각(haptics)을 활용한 실제상황체감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한편 롭해즈의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인 이동 메커니즘이 국제무대에서 인정 받아 지난 4월 일본의 국제재난구조센터에, 12월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에 기본형 각 1개씩을 판매, 한국 최초로 비산업용 필드서비스 로봇을 선진국에 수출하는 개가를 거뒀다. 롭해즈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4월 미국 뉴올리언스대학에서 열린 ‘미국 지능로봇경진대회’(ROBOCUP 2004 US-Open)에 참가, 재난구조(Urban Search and Rescue) 부문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제작된 롭해즈 시리즈는 돌파형기본버전(형)과 함께 원격조정 팔이 달린 고기능버전, 이라크에 파견된 이라크버전, 미국 지능로봇경진대회에 출품된 구조로봇 버전 등 4종류다. 이번 롭해즈 개발은 과학기술부의 ‘민군겸용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99년부터 5년간 KIST 김문상 박사 및 한국과학기술원(KAIST)ㆍ서울대와 함께 현재 기술실시 업체인 유진로보틱스 등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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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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