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최대 경제블록 FTAA결성”/미 클린턴,팔 걷었다

◎신속처리권 추진이어 브라질 등 남미국 순방/출범 주도의지 재확인【뉴욕=김인영 특파원】 미 클린턴 행정부가 남미와 북미를 포괄하는 세계 최대 경제블록 구성을 진척시키기 위해 남미국가들을 추스르고 나섰다. 브라질을 방문중인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4일 페르난도 카르도소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내년 4월 칠레에서 개최되는 남·북미 정상회담에서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출범을 위해 진지한 논의를 하기로 합의했다. 클린턴은 브라질이 주도하고 있는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에 대해 『브라질은 물론 미국에도 유익한 것」이라며 지지를 강조했다. FTAA가 결성되면 브라질·아르헨티나·우르과이·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이 지난해 체결한 메르코수르를 포함할 것임을 은근히 내세운 것이다. 클린턴은 베네주엘라에 이어 브라질, 아르헨티나등 남미 3개국을 순방, FTAA 구성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시키고 있다. 미국이 FTAA 결성을 기피하고 있다는 이들 국가의 오해를 불식하고, 미국을 배제한채 이뤄지는 쌍무 또는 다자간 무역협정을 모두 껴안겠다는 뜻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FTAA는 유럽연합(EU) 출범을 의식, 지난 94년 미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북미 33개국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주도로 제의돼, 오는 2005년까지 역내 관세장벽을 완전철폐하기로 합의한 사항이다. 당시만 해도 미국이 적극적이었고, 중남미국가들은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알래스카에서 칠레 남단까지를 묶어 세계 최대 단일시장을 만든다는 클린턴 행정부의 야심찬 구상은 현재 안팎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94년의 멕시코 페소위기로 무역자유지대 구상에 대한 주의가 환기된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공화당 보수파들이 NAFTA에 대한 맹공격을 가하는 바람에 그동안 클린턴 행정부는 FTAA 창설을 밀어부칠 기회를 놓쳤다. 그사이 브라질 등 남미 4개국은 지난해 메르코수르를 체결했다. 인구 2억4천만에 1조 달러 규모의 단일 시장이 형성됐고, 여기에 칠레가 준회원국 자격을 획득했다. 메르코수르는 미국을 배제한채 카리브해 국가들와 NAFTA 회원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미국을 배제한체 남미공동체에 기웃거리며, FTAA 출범에 대한 미국의 결심을 요구해왔다. 이에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달 FTAA 창설을 전제로 신속처리권(fast­track)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공화당과 노조는 저임금의 중남미 제품이 대량 유입되면 미국 근로자의 대량실업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법안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의 리처드 게파르트 하원 원내총무도 신속처리권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앨 고어 부통령도 노조 지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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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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