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기자의 눈/8월 26일] 7년 동안 못 푼 외환은행 매각

금융부 문승관기자

이달 27일이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7년이 된다. 7년간 소위 론스타의 ‘먹튀’문제 등 관련 논란이 지속돼왔다. 올 들어 론스타도 꽤 진지하게 외환은행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작업과 관련된 시장상황들이 좋지 않을 뿐 더러 풀어야 할 숙제도 너무 많다.


매각 진행의 최우선 요건은 매각 논리가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외환은행 매각 방정식은 미지수가 너무 많은데다 조건도 명확하지 않아 풀기가 너무 어렵다.

시장에서는 외환은행 매각작업과 관련해 한 마디로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좀처럼 그럴싸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계에서는 론스타의 러브콜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인 론스타가 이미 원금을 회복한 상황에서 외환은행 매각대금으로 5조~6조원을 또 챙기는 데 대해 이를 막아야 한다는 정서적인 공감대 마저 형성되고 있다.


외국계 투자자들도 환율과 주가 등을 이유로 시큰둥한 반응이다. 매물로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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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주뉴질랜드(ANZ)은행이 외환은행 현장실사를 진행하겠다며 실사 창구를 열어줄 것을 론스타 측에 알려왔다. 덕분에 본입찰 일정이 또 미뤄졌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ANZ은행을 들러리로 내세운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에 진정성을 갖고 진행했는 지도 의심스럽다. 홍콩 등 주요 해외시장에서는 외환은행 매각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바닥’이라고 한다. 이유는 론스타가 해외 각지에서 한국 정부에 대해 흠집내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금융당국도 외환은행 매각에 적극적이지 않다. 먹튀 책임론이 있지만 론스타의 행보가 괘씸하다는 심정도 작동하고 있다.

론스타 입장에선 ‘외환은행의 덫’이라고 억울하겠지만, 론스타의 화려한 재테크를 바라보는 입장에선 ‘온갖 편법을 동원해서 투자원금부터 챙겨놓은 악덕자본’으로 읽힐 수 밖에 없다.

외환은행 매각문제의 해법은 이 때문에 론스타와 한국정서의 거리를 얼마나 좁히느냐에서출발해야 한다.

7년이나 끌어온 복잡한 방정식이 한순간 풀리기를 기대하는 것도 넌센스다. 한국정부를 비난하기에 앞서 한국에서 론스타를 왜 비난하고 있는지 먼저 고민하기를 권고한다. /skmo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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