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사찰 허용' 영변 핵시설은 빈 껍데기"

정부, 모든 핵 프로그램 동결ㆍ철회- NPT 복귀 촉구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를 허용하고 핵 연료봉을 해외판매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한미 양국 정부는 진정성이 의심스럽고 쓸모도 없는 카드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IAEA 사찰단 복귀는 지난 6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화 재개를 위해 제기한 5개 이행사항에 포함돼 있어 이를 고리로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북중-한미일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1일 북한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IAEA 핵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 등 허용 방침을 밝힌데 대해 "진짜 사찰을 받으려면 그 전에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다시 들어와야 하며, NPT에 돌아오려면 모든 핵 프로그램의 동결과 철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미사용 핵연료봉 1만2,000개의 해외 판매(외국 반출)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이 당국자는 "이미 2008년 정부와 북한간에 대화가 오갔던 내용이다. 미사용 연료봉은 농축 이전 단계의 재료여서 별 의미가 없는데 북한은 돈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까지 공개한 마당이어서 쓸모 없는 카드"라고 잘라 말했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빈 껍데기인 영변지역 사찰을 한다는 것에 의미를 찾기 어렵다. (6자회담 등) 대화를 하기 위한 전형적인 물타기 술수"라고 평가절하했다. 미국 국무부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차관보는 20일 "북한이 IAEA와 핵사찰 논의를 다시 시작하고 사찰단 입국을 허용한다면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북한이 약속을 어긴 것을 지난 수년간 지켜봤다. 말이 아니라 행동에 따라 우리 정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 크롤리 차관보는 "6자회담 재개에 반대하지 않지만 북한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긍정적 조치를 취할 분명한 책임이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 국제적 합의사항과 2005년 9ㆍ19 공동성명의 의무사항을 준수를 촉구했다. 앞서 리처드슨 주지사와 함께 방북했던 CNN은 핵연료봉을 인수하는 나라는 남한이 될 가능성이 크며, 이 규모의 핵연료봉이면 6~8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채택한 데 반발, 6자회담 중단과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발표하고 IAEA 사찰단을 추방했으며 한달 뒤인 5월25일 제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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