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기업들 본격진출 채비/자본개방 계기… 월가 문의 잇달아

◎주가폭락·환율급등 투자비 ¼로/시티은,제일은 인수 적극 추진/GM 선 만도기계인수 공식표명/정보통신 IDS도 합작 모색【뉴욕=김인영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 추가 지원의 부대조건으로 한국 자본시장이 대폭 개방되자 미국의 은행과 기업들이 한국시장에 진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막강한 자본력과 강한 달러를 무기로 한 미국의 금융업은 한국 진입 후 몇년이면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달초 미상공회의소 아시아 책임자인 마이런 브릴리언트씨는 『한국이 IMF 조건을 이행, 미국 투자가들에 대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면서 『아시아 금융위기가 진행되고 있고, 그 끝을 알 수 없다』며 투자시기를 걱정했었다. 그러나 IMF 자금 1백억달러가 조기 지원된다고 결정된 지난 24일 뉴욕 월가 한국 데스크엔 한국 투자에 관한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국경제가 국제지원에 힘입어 국가 부도의 위기를 벗어나 회복조짐을 보이는데다 원화 및 주가폭락으로 대한국 투자비용이 1∼2년 전보다 4분의1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뉴욕의 한국계 은행관계자들은 『미국자본의 대한 투자가 내년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금융회사의 주식 가격 총액이 종전의 70억달러에서 현재는 20억달러로 줄어들어 웬만한 미국 은행이면 한국의 은행을 인수할 것이라고 뉴욕의 한국계 은행들은 분석하고 잇다. 미국의 최대자동차회사인 GM측은 뉴욕타임스지와의 인터뷰에서 만도기계의 인수의사를 밝혔다. 포드자동차는 만도를 인수하는데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카에어컨 등 주요부품에서 만도기계와 제휴하고 있어 미국 언론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미국 금융가는 한국 금융회사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월가에서는 한때 홍콩 자본이 제일은행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았으나 미국의 시티은행이 이에 적극 나서고 있음은 한국에서도 알려진 사실이다. 월가의 한 은행가는 『한국의 금융시장 개방으로 수년 내에 미국과 외국 금융회사가 한국 금융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 스탠리, 딘위터 디스커버,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등은 한국에 이미 지점을 개설하고 있다. 이들 미국은행은 한국회사들이 단기적으로 합병 및 인수(M&A), 채권발행, 기업 구조개편 등을 위해 미국은행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고 한국 내 컨설팅 업무를 강화할 예정이다. LG그룹과 합작하고 있는 텍사스 소재 정보산업체인 IDS사는 합작을 늘릴 것인지, 인수방식을 취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는데 어쨌든 한국경제가 안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전했다. 미국 자본시장의 또다른 관심은 한국의 재벌구조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점에 있다. 한국 금융위기의 주원인은 재벌의 독선적인 경영, 방만한 사업에 기인했다는 것이 미국과 IMF의 시각이고 김대중 당선자의 차기정부도 재벌구조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월가의 자본가들은 한국재벌들이 내년초에는 부실 계열사를 대거 분리할 것으로 예상, 그중 인수할 만한 것이 있으면 선택할 것이라는 소문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부실기업의 부채상황을 정확히 제시하지 않는 한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의 자본가들은 한국 투자의 이유로 11위의 경제국이며, 4천5백만명의 소비자가 있고, 양질의 노동력과 기술력을 갖고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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