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뉴욕증시] 7월부터 개장시간 연장

앞으로 한달 후면 한국증시 개장시간에도 뉴욕증시가 계속 열려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증시는 뉴욕증시의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리처드 그라소 뉴욕증권거래소(NYSE) 회장은 24일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겨 오는 7월 초부터 저녁장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증권거래소인 NYSE는 종전과 같이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후4시에 오후장을 마감한 뒤 5~6시에 저녁장을 개장, 오후10시에 폐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제2의 증권거래소인 나스닥도 26일 이사회를 열어 오후9시에 폐장하는 저녁장 개설의 조기실시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NYSE의 개장시간은 서머타임이 실시되는 4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한국 개장시간과 두시간(오전9~11시) 겹치고 서머타임이 해제될 때는 서울의 오전장과 세시간이 겹친다. 지금까지 한국증시는 뉴욕증시가 폐장한 후 3~4시간 뒤에 개장, 뉴욕증시의 여파를 완충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뉴욕 트레이더들이 아시아 증시 개장시간에 아시아 주식예탁증서(ADR)를 거래하고 동시에 아시아 투자가들도 오전에 뉴욕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와 아시아 증시의 동시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그라소 회장이 이날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ADR 상장에 맞춰 저녁장 조기개장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일본·한국 등 아시아 증시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림참조 NYSE는 지난해 12월 개장시간 확대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는 2000년 6월부터 오전5~9시의 새벽장과 오후5~10시의 저녁장 개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벽장은 유럽증시와 경쟁하기 위한 것이며 저녁장은 아시아 증시와 접목하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NYSE가 저녁장 개설만 앞당기기로 한 이유는 나스닥 증시에 앞서 선수를 치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전자 주식거래시장을 잡기 위한 것이다. 그라소 회장은 전자통신 네트워크(ECN)의 발달로 저녁장 개장계획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벽장을 예정대로 내년에 개장키로 한 것은 현재의 개장시간으로도 유럽 오후장이 뉴욕 오전장과 맞물리므로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분석된다. 저녁장에는 기관투자가들이 빠지고 개인사업자 또는 직장인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이므로 과학적인 투자보다는 투기성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정규 개장시간보다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매도자와 매입자의 수급불균형이 발생, 주가등락폭이 커질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증시가 안정성 추구에 중점을 두는 월가의 기관투자가가 아니라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탐욕과 두려움에 의해 크게 동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폐장가 기준을 오후4시의 정규 폐장시간으로 삼을 것인가, 아니면 오후10시의 저녁장 폐장시간으로 할 것인가 하는 산술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폐장가 기준이 펀드의 수수료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편 NYSE와 나스닥의 개장시간이 확대되는 데 대해 증권 브로커들은 불만이 많다. 일반인에 비해 스트레스가 많은 브로커들은 추가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집단행동을 통해 개장시간 연장을 반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YSE는 지난 91년 런던증시와 경쟁하기 위해 개장시간을 30분 앞당겼으나 트레이더와 브로커들의 반발로 원상복귀한 적이 있다. 개장시간 확대는 거래소 이사회와 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인스티넷·아일랜드 ECN 등 여러 종류의 ECN 업체들은 증시마감 후에도 주식거래를 중계하고 있다. 폐장 후 ECN을 통한 거래량은 정규 개장시간 거래량의 1%에 불과하지만 NYSE가 저녁장을 공식적으로 개장하면 거래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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