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볼트.너트업계] 3중고로 "허덕"

볼트·너트업계가 원자재인 CHQ(냉간압조)선재의 물량부족, 가공업체의 가격인상, 납품사의 단가인하압력 등의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CHQ선재의 공급부족현상이 최근들어 더욱 심해져 볼트·너트 생산업체들이 공장을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애초 국내의 CHQ선재의 생산량이 수요에 못미치는데다 자동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등 관련업종의 경기가 살아나면서 생겨났다. 지난 97년 CHQ선재의 생산설비증설을 계획했던 포철이 IMF를 계기를 이를 취소한데다 지난해 초반까지 수입해 사용하던 업체들이 포철의 권유로 수입을 거의 중단한 상태라 당분간 원자재난은 지속될 전망이다. 자동차용 볼트와 너트를 생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납품하는 경기도소재 A사의 경우 최근 주문이 밀려들어 월 1,900톤의 CHQ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1,400~1,500톤정도만 확보,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있다. 이회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자재 확보에 영업직원까지 매달리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부심하고 있다. 결국 이 회사는 국내 대형 거래처인 완성차업체에 물량을 공급키 위해 지난해 어렵게 개척했던 해외 수출도 포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라인을 중단시킬 경우 시간당 손실액만 수천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소량생산체제로 전환해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며 『공급부족현상을 이용한 CHQ가공업체의 가격 인상까지 겹쳐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CHQ선재를 가공, 볼트생산업체에 공급하는 동부제강, 세아특수강, 화승강업 등은 특별한 가격인상요인이 없는데도 지난해 3회에 걸쳐 납품가를 일방적으로 14% 인상한데 이어 최근에도 다시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볼트생산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볼트생산업체인 B사 관계자는 『가공업체들의 가격인상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수준으로 이루어져 담합인상이 짙다』면서 『이 때문에 가격인상을 이유로 거래선을 바꾸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볼트생산업체들은 완성차업체의 단가인하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군소업체가 난립해있는 업계의 특성상 큰 거래처인 자동차회사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거래가 끊길 우려가 있어 울며겨자먹기로 들어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CHQ선재를 가공, 공급하는 업체도 원자재 공급거부를 무기로 납품가를 일방적으로 올려서 통보, 이래저래 볼트생산업체만 피해를 보고 있어 이에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정맹호 기자 MHJE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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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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