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콜금리 동결 이후의 과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목표를 4.0%로 동결했다. 국내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아직 금리를 조정할 시기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3월 목표금리는 일단 묶어뒀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글로벌 금리인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통화긴축정책으로 돌아서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2년 만에 정책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이달 초에도 또 올려 2.5%로 조정했다.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역시 금리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현재 4.5%인 기준금리를 6월 말까지 5%로 올린 뒤 추가로 5.5%까지 올릴 것이라는 것이 예측 기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일본은행의 행보다. 일본은 어제 끝난 금융정책협의회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정책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당장은 아니겠지만 제로금리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 시기는 이르면 다음달로 예상되고 있다.
FRBㆍECB에 이어 일본은행까지 통화긴축에 나설 경우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은 적잖은 충격이 예상된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ㆍ일본의 금리인상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도 많다.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늘려 외환수급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일본제품의 가격이 올라 우리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가능성으로 심한 기복을 보인 점에서 나타나듯 그 부작용이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한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자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금리차확대에 따른 자본유출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글로벌 금리인상은 국내 정책금리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달 중 콜금리를 동결하긴 했지만 앞으로 인상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기 전에 경기회복이 본궤도에 들어서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입력시간 : 2006/03/09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