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강동석 "국내 요트 인력 양성에 미약하나마 힘 보탤 것"

'요트로 세계일주' 강동석씨


"도전정신이란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서는 것이 아닐까요." 지난 1994년 한국계로는 처음 요트로 세계 일주 항해에 성공한 강동석(미국명 도널드 S 강ㆍ41ㆍ사진)씨는 15일 방황했던 대학시절 태평양에 몸을 던져 세상 이치를 깨달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씨는 당시 1978년 제조한 4톤급 보트 '선구자 2호'에 혈혈단신 몸을 싣고 7만3,000㎞를 3년5개월에 걸쳐 지구의 바다를 한 바퀴 돌았다. 요트 세계 일주를 한 탓에 대학은 13년 만에 졸업했지만 도전은 그에게 '자연과 인간의 조화'라는 커다란 깨달음을 선물로 안겼다. 역사학을 전공했던 그가 현재 미국의 FRB샌프란시스코(Federal Reserve Bank of San Francisco)에서 회계사로 근무할 수 있게 된 것도 요트 항해의 힘이 컸다.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기도 한 당시의 도전은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바꿨고 그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도 바꿔놓았다. 항해 성공 후 청와대에서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축하인사를 받는 등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첫 직장이 회계법인인 미국의 딜로이트였는데 입사할 때 면접관들의 질문이 대부분 세계 일주에 관한 내용이었다"며 "대학 때 회계학 관련 과목을 몇 개 이수한 것이 전부였는데 면접관들이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마 자연에 맞서 어려움을 극복해낸 경험에 높은 점수를 준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바다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내가 요트 세계 일주를 나서자 아는 사람 모두가 말렸다"며 "그러나 떠날 때는 혼자였지만 돌아올 때는 세계를 가슴에 안고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16일 오전10시부터 해군사관학교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당시의 경험을 녹여낸 특강을 한다. 인간의 삶과 도전의 상관관계를 묻자 그는 "누구나 꿈과 희망을 말하면서 책ㆍTV 등을 통해 간접체험을 하게 되지만 내 것이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꿈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과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얻게 되는 무형의 자산은 세상을 살면서 만나는 어려움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박영석 대장을 만나 2005년 북극탐험도 했다. 대학시절 연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간 지냈던 그는 당시 산악동아리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강씨는 "최근 산악동아리를 찾았더니 재학생들이 몇 년째 산악동아리를 찾지 않아 회원들이 고령화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한국 대학생들이 공부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그가 이뤄낸 단독 요트 세계 일주 이후의 도전은 아직 국내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2004년 아웃도어 전문업체에서 근무하던 아내와 결혼한 후 탐험가로서의 명함은 잠시 내려놓았지만 강씨의 가슴에는 탐험과 도전에 대한 열정만큼은 뜨겁다. 그는 "한국의 요트 관련 분야 인재양성 등에 도움이 된다면 적극 나서겠다"며 "도전정신과 결단만 내린다면 자연은 더 큰 선물을 안겨줄 것"이라는 말을 청년들에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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