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국 원자력 발전 재개의 시사점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 대책으로 30년 만에 원자력 발전소를 다시 짓겠다고 선언한 것은 현재로서는 원자력만한 대체에너지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 정부는 1973년 이후 원전건설을 한 건도 허가하지 않은데다 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원전건설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정책변화다. 미국은 현재 104기의 원전을 가동해 전체 에너지 수요의 20%를 충당하는 원전 강국이다. 현재 우리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석유ㆍ석탄 등 화석연료는 매장이 편중되고 양마저 한정돼 있어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나마 중동정세에 따라 공급이 불안정하고 가격이 치솟는데다 기후변화협약으로 인한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제약이 많아져 나라마다 대비책을 서두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원전에 대한 정책변화를 시도한 것도 이 같은 상황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가동중인 원전은 미국이 104기로 가장 많고 프랑스 59기, 일본 54기, 러시아 31기 순이다. 프랑스는 전체 에너지의 78%를 원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동안 원전을 외면했던 스웨덴도 원전건설을 검토할 만큼 대체에너지로서의 원자력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세계에서 여섯번째인 20기의 원전을 가동해 전력생산의 거의 절반을 충당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원전폐기물저장시설 건설문제로 19년째 몸살을 앓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원전은 연료인 우라늄이 세계 전역에 고루 분포돼 있어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고 효율적이다. 또 친환경적이라는 점에서 궁극적인 대체에너지가 개발될 때까지는 원자력이 대안이라는 점에 거의 이견이 없다. 문제는 안전성 확보다. 체르노빌이나 스리마일 원전사고에서 입증됐듯이 사고가 나면 치명적이지만 관리만 잘하면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도 원유값에 따라 웃고 울고 할 것이 아니라 30년 만에 원전건설까지 재개하겠다는 미국을 거울삼아 대체에너지 개발은 물론 원전건설 필요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에너지정책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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