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街)에서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 경제가 금리인상에 따른 주택경기 둔화로 침체 아닌 성장둔화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일부 비관론자 사이에서 성장동력이 약화되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가중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는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인상, 주택시장 둔화 등 국내외 경제변수를 종합하면 미국 경제는 침체로 나아가는 것이 분명하다”며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며, 이는 주택경기를 비롯한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크게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달러가치가 떨어지면서 미국 증시도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일 투자정보지 가트너 레터를 발행하는 데니스 가트너는 “미국 경제가 소프트랜딩(연착륙)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일지 모른다”며 “미국은 하반기에도 경기둔화세가 뚜렷해지며 침체조짐을 보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미 증시도 15~20%가량 급락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미 경제는 2ㆍ4분기 성장률이 2.5%에 그쳐 이전 5%대에서 크게 떨어진 상태이며, 고유가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금리인상 효과, 6개월간 위축된 경기선행지수 등으로 하반기에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물가지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고, 특히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한해 전보다 2.4%나 상승해 물가압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