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거래소시장은 정보통신관련 몇몇 종목을 제외하고는 싸늘한 냉기가 지배했다. 제약주를 포함한 일부 개별종목은 투매양상마저 나타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상한가 9개를 포함, 95개에 그친 반면 내린 종목은 하한가 26개 등 759개에 달한 것에서 알수 있듯이 주가차별화가 너무나 극심했다.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8.25포인트 떨어진 958.80포인트를 기록했으나 시장분위기를 감안하면 그나마 다행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이 느끼는 이날 체감지수는 그야말로 20~30포인트이상 빠진 폭락세였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의약업종이 10.25%나 하락했고 은행, 증권주도 4%이상 떨어져 거래소시장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개인들은 한마디로 망연자실했다.
지수낙폭이 8포인트정도에 그친 것은 SK텔레콤, 한국통신, 데이콤, LG정보통신 등 정보통신 4인방과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등이 선전, 지수를 떠받쳤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외국인의 강한 사자주문으로 상한가를 기록, 최고치행진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증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이 좋아하는 5~6개 정보통신관련주를 빼면 말그대도 급락세』라며 『거래소에서 돈을 빼내 코스닥에서 마지막으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개인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는 것도 거래소시장이 죽을 쑤고 있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코스닥시장은 전날 발표된 정부의 대책이 마치 면죄부나 된듯이 바로 활기를 되찾았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16포인트 상승한 252.64포인트로 단숨에 250선을 회복했다.
증권업계 한편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묻지마장세가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전날 대책에서 정부가 내년 4월까지 기업퇴출을 미루겠다고 하자 기회는 내년 2~3월까지밖에 없다는 판단한 일부 투기세력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날 시장에서 퇴출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투자유의종목 가운데 몇몇 종목이 상한가로 급변한 상황이 이같은 분위기를 뚜렷이 보여줬다고 이들은 말한다. 이날 코스닥시장은 상한가가 무려 93개에 이르는 등 상승종목이 180개를 나타냈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80개를 비롯해 218개였다.
증권전문가들은 『등록기업 퇴출이 본격화될 예정인 내년 4월이전에 코스닥에서 막차를 타보려는 투자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거래소시장의 주가차별화 심화속에 코스닥으로 돈이 다시 유입되는 시장흐름이 연말연초까지 이어질 소지가 많다』고 내다봤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