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도땐 경제 치명타… 공생 모색/진로의 진로 어떻게 되나

◎금융권 주식담보로 선별적 자금 지원/총부채 3조6천억… 경쟁적 채권회수땐 부도 가능성/사측선 “내년말엔 경영 정상화” 주장재계랭킹 19위인 진로그룹의 「진로」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로그룹은 현재 매일 3백억∼5백억원대에 이르는 교환어음을 못막아 2금융권이 재대출을 일으켜 막아주는 등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진로가 당장 부도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한보, 삼미부도에 이어 부채규모가 3조원이 넘는 진로마저 부도날 경우 금융권도 치명타를 입게 되기 때문에 공생의 길을 모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진로의 경우 무수히 많은 하도급 및 거래업체가 전국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경제·사회적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란 점에서 정부도 방치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특히 금융권이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부도방지장치를 추진하고 있어 진로는 이의 첫번째 수혜자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진로의 장래는 부도방지협의회 구성을 통한 채무동결↓자구노력 추진↓2금융권 부채 등 악성채무의 감소↓경영정상화의 수순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같은 수순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부도방지협의회 구성과 운영에 있어 금융권간 협조체제가 원활히 작동해야 하고 특히 진로측의 부동산 매각 등 자구노력이 계획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 전제된다. 현재 은행권이 파악하고 있는 진로그룹의 총부채규모는 3조6천억원 규모. 은행 1조2천억원, 종금 1조8천억원, 회사채 6천억원등이다. 그러나 종금 부채중 은행이 지급보증을 한 부분이 4천억원에 이르러 은행과 종금에 중복계산된 부분을 계산하면 3조2천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은행권의 계산이다. 한 은행관계자는 『진로그룹이 5천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예금잔고증명 등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5천억원의 금융자산을 고려하면 2조7천억원 규모로 진로그룹측이 밝힌 부채규모와 유사하다. 진로그룹은 17일 지급보증을 제외한 현재 부채규모는 은행권 6천10억원, 2금융권 1조3천4백57억원, 회사채 6천7백23억원등 총 2조6천1백90억원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부동산 매각 등 자구노력으로 금년 7천5백44억원, 내년 4천3백75억원 등 총 1조1천9백19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경우 내년말에는 부채가 1조4천2백71억원으로 감소, 경영정상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진로의 자금사정이 궁하다는 것이 일반에 알려져 있기 때문에 과연 제때에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금융기관들은 진로의 자구노력이 여의치 않을 경우 주식을 담보로 선별적인 자금지원을 한뒤 경영전망이 계속 어두우면 진로측으로부터 경영권포기 각서를 받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부도방지협약 가입에 있어 종금사들이 계속 머뭇거리거나 협의회 구성후 추가지원에 있어 채권기관간 이견이 첨예화할 경우, 신용금고·파이낸스사·리스 등 협약 비참여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채권회수에 나설 경우 등 곳곳에 「지뢰」가 널려있다. 이것중 어느 하나라도 크게 터질 경우 진로의 부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안의식> ◎진로 자구노력 가속화/장 회장 “팔 수 있는 부동산 다 찾아봐라”/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등 매입문의 쇄도/전직원 임금동결 등 회사살리기 결의 『이미 매각키로 발표한 30여건의 부동산외에 추가로 매각할 수 있는 부동산이 있는 지 찾아보라.』 장진호 진로그룹회장은 17일 각 계열사 사장들에게 이같이 지시하고 자구노력과 관련해 각사 사장들이 직접 나서도록 했다. 또 18일에는 이미 발표한 30여건의 부동산매각과 관련해 원매자들을 초청, 공개매각설명회를 개최키로 했으며 직원들은 회사살리기의 일환으로 19일 전직원 결의대회를 갖고 임금인상 백지위임 등을 결의키로 했다.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기업존립 위기를 맞고있는 진로의 긴박한 경영상황을 말해 주는 대목들이다. 이에앞서 장회장은 지난 16일 상업은행과 서울은행을 방문, 5천억원의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기존 24개 계열사도 절반이상 줄이기로 했다. 진로는 현재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 자구노력을 가속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위해 이미 전사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진로의 회생여부는 다음주가 최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오는 21∼23일께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일명 부도방지협의회)에서 자금지원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로는 이 협의회의 첫 심사대상으로 선정된 만큼 추가자금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부동산매각을 통한 자구노력에도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와 서초동 부지 등 노른자위 땅이 많아 의외로 많은 원매자들이 몰리고 있어 조기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미 서초동 남부터미널 부지 8천5백평중 5천8백평이 지난달말 홍콩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제스먼드사에 1천4백56억원에 매각된 상태고 다른 매물에 대해서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진로의 설명이다. 따라서 보유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구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있다. 진로는 이같은 판단아래 보유부동산을 조기에 매각, 자금난을 수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18일 30여건의 부동산에 대해 공개매각설명회를 갖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진로측은 이와관련, 『현재 매각대상부동산에 대해 삼성·LG그룹 등 유통사업을 확대하는 재벌그룹과 마크로·까르푸 등 외국유통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매각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부동산등 보유자산 매각이 차질없이 진행되면서 연내 7천5백44억원, 내년에 4천3백75억원 등 모두 1조1천9백19억원의 자금을 마련, 현재 2조6천1백90억원에 달하는 금융권 차입을 내년까지 1조4천2백71억원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비용이 높은 제2금융권 차입금을 집중적으로 상환, 재무구조를 개선해 나가면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이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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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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