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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아삭아삭' 김장김치… 천일염의 힘!

천일염 미네랄 함량 최고 20%<br>175g에 1만2,000원 국산제품도<br>전기 투석으로 만든 정제염은<br>나트륨 함량 높아 성인병 불러


[리빙 앤 조이]'아삭아삭' 김장김치… 천일염의 힘! 천일염 미네랄 함량 최고 20%175g에 1만2,000원 국산제품도전기 투석으로 만든 정제염은나트륨 함량 높아 성인병 불러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550'); 주부 남정숙(55) 씨는 올해부터 국산 천일염을 사용해 김장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슈퍼마켓에서 파는 정제염으로 김치를 담갔지만 올해 3월 식품으로 인정받은 국산 천일염이 김치 맛을 돋운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남 씨는 “‘소금은 몸에 안 좋다. 짜게 먹으면 고혈압에 걸리기 쉽다’는 말들이 상식처럼 돼 버렸는데 천일염 처럼 몸에 좋은 소금이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 가족이 먹는 음식에 좋은 소금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광진 세종호텔 한식뷔페 은하수 주방장은 집에서 중국산 소금으로 김치를 담갔다가 그 해 김치를 모두 내다버린 경험이 있다. 영양은 둘째 치고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주방장은 “좋은 소금으로 절인 배추는 간이 적당히 배면서 아삭아삭 씹는 맛이 좋은데 국산으로 믿고 산 중국산 소금을 썼더니 배추가 삶은 것처럼 축 처지고 떫은 맛이 났다”고 말했다. 그 뒤로 이 주방장은 매년 서해안의 염전을 찾아가 직거래로 천일염을 구입해 1년 내내 두고두고 쓴다. 소금이 맛의 비결? 주연급 재료는 아니지만 음식 맛의 기본을 결정하는 소금. 요리사들은 소금 하나를 구입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여 제품을 고른다. 브렌든 마호니(Brendan Mahoneyㆍ미국) 르네상스 서울 호텔 총주방장은 “소금은 우리의 미각이 음식 자체의 맛과 만나는 다리 역할을 한다”며 “품질이 떨어지는 소금을 쓰면 음식 맛에 미묘한 영향을 미쳐 재료 본연의 맛을 상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소금 맛의 미묘한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각 백화점 식품 코너에는 명품 소금을 모아놓은 코너가 따로 마련돼 50~70여종 이상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판매율도 해마다 상승세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올해 1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3.5% 증가했다. 분기별로 백화점을 찾아 기능성 소금을 구입해 먹는다는 직장인 김도연(30) 씨는 “정제염만 구입해서 먹다가 지난 9월 백화점에서 소금 시식 코너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여러 가지 소금 맛을 봤는데 제품에 따라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며 “그 이후로 다양한 소금을 구입해 먹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 같이 다양한 소금을 구입해 맛의 차이를 느끼며 사용하는 소금 마니아들을 공략하기 위해 기능성 소금이나 명품 소금들은 적은 용량으로 포장된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게랑드 지방에서 생산되는 소금으로 소금의 캐비어(철갑상어알)라고 불리기도 하는 게랑드 플라워는 125g에 1만1,800원. 아무 음식에나 넣어 먹는 것이 아니라 고기 등을 구워먹을 때 살짝 뿌려 간을 맞출 때 사용한다. 국산 소금 중에선 키토산 성분을 가미한 ‘리염’이 175g에 1만2,000원. 값은 비싸지만 게 껍데기에서 추출한 키토산 성분이 혈압을 낮춰 고혈압 환자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이다. 좋은 소금은 달다? 그렇다면 좋은 소금의 조건은 무엇일까. 요리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좋은 소금은 무조건 짠 것이 아니라 짠맛 뒤에 달콤함을 감추고 있어야 한다.” 천일염이 요리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는 것 역시 특유의 단맛 때문이다. 지난 3월 천일염이 광물에서 식품으로 인정받게 된 이후 호텔 내 전 레스토랑에서 신안 천일염을 사용하기 시작한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배한철 총주방장은 “천일염은 음식의 풍미를 잘 살리고 천일염 특유의 단맛이 마치 설탕을 함께 넣은 것처럼 요리가 입에 착착 달라붙게 한다”고 말했다. 국산 천일염의 단맛을 적극 활용한 사례도 눈에 띈다. 유기농 수제 도넛점 도넛플랜트뉴욕시티는 최근 소금을 넣어 만든 커피 ‘솔티카라멜라떼’를 출시했다. 도넛플랜트뉴욕시티 측은 “데킬라를 마시기 전 소금을 혀에 묻히는 것이나 과일주스를 마실 때 컵 주변에 소금을 묻혀 자연스러운 단맛을 느끼게 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인공첨가물 대신 국내산 신안 소금을 넣었더니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소금의 단맛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흔히 마그네슘 성분은 소금의 쓴맛을 강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소금의 단맛을 좌우하는 미네랄 성분도 따로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소금에선 어떠한 당분도 추출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함경식 목포대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 교수는 “소금의 단맛은 모든 미네랄 성분이 적절한 구성비율을 차지하고 있을 때 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나트륨 80% 안팎에 미네랄 성분이 20%로 88개의 미네랄 성분이 적절한 구성비를 유지할 때 적절한 짠맛과 단맛이 어우러진다는 의미다. 소금은 몸에 좋다? 지난해 11월 ‘염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올해 3월28일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천일염을 식품공전에 기재하고 식품으로 인정하면서 국산 소금도 상품화가 가능하게 됐다. 모든 음식에 바다에서 얻은 순수 소금인 ‘천일염’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소금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론이 다시금 조명을 받게 됐다. 개정안 통과 전까지 한국인들은 광물로 처리된 천일염 대신 바닷물을 이온교환막에 전기 투석시켜 만든 정제염이나 값싼 수입소금을 물에 용해하여 다시 건조시킨 소금(꽃소금 혹은 재제염)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제재염이나 꽃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99% 가량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짠맛이 강하다. 때문에 ‘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소금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에 걸리기 쉽다’는 주장을 정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제염 등의 가공염과 달리 천일염은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 천연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는 ‘소금이 몸에 좋다’는 주장의 근거가 됐다. 함경식 교수는 “소금 섭취가 혈압을 상승시킨다는 실험결과는 모두 미네랄이 없는 정제염이나 암염을 사용한데 따른 것”이라며 “순수 염화나트륨은 혈압을 올리지만 미네랄이 함유된 천일염은 혈압을 올리는 데 관여하는 나트륨 등의 배설을 촉진해 오히려 혈압을 낮춘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천일염은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성분인 나트륨, 칼슘, 마그네슘, 망간, 유황 등 약 88개의 풍부한 천연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미네랄 성분들이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등 생활습관병을 완화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천일염에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고 해도 주성분은 나트륨이므로 과잉 섭취할 경우 정제염과 마찬가지로 고혈압과 위암 등 각종 성인병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하는 소금 섭취 권장량(하루 5g)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 국산 천일염 구별법 국산 천일염이 수입산 명품 소금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게 되면서 중국산 소금이 국산 천일염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졌다. 문제는 전문가들도 중국산 소금과 국산 소금을 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 김장철을 맞아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국산 천일염 구별법을 알아보자. 1. 일반적으로 좋은 소금은 한 움큼 쥐었다가 폈을 때 손바닥에 적은 양이 남는 것이다. 간수를 충분히 제거한 국산 천일염은 손에 쥐어도 많은 양이 묻어나지 않는다. 다만 중국산 소금은 본래 물기가 적으므로 손에 쥐어 국산과 중국산을 구별하는 것은 확실한 구별법은 아니다. 2. 중국산 소금은 손가락으로 비볐을 때 쉽게 부서지지 않으나 국산 천일염은 쉽게 부서지며 물에 넣으면 갈아 앉는 입자가 거의 없이 잘 녹는다. 3. 똑같은 부피라면 무게가 가벼운 것이 좋다. 가령 30㎏ 무게의 소금이 두 종류가 있다면 둘 중 부피가 좀더 큰 것이 좋은 소금이다. 4. 국산 천일염은 당일 채염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입자가 고르고 네모 반듯하다. 중국산의 경우 2~3달에 한 번 씩 암염처럼 굳어진 소금 덩어리를 캐내는 방식으로 채염을 하기 때문에 소금 입자의 굳기가 강하고 크기가 일정치 않다. /도움말=고서임 천일염생산자협의회 회장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허리 휘는 토판염 생산 ▶ [리빙 앤 조이] 짭짤한 맛 좋아도 조금만 드시죠 ▶ [리빙 앤 조이] 짭짤해서 재미있는 소금 이야기 ▶ [리빙 앤 조이] 의학소식 外 ▶ [리빙 앤 조이] 스키장 대신 이곳은 어때요? ▶ [김재영의 강한 남성 만들기] 세자비 간택, 영국보다 조선이 한수 위 ▶ [리빙 앤 조이] '선수'는 안다… 야경 명소를 ▶ [리빙 앤 조이] 高효율·웰빙으로 겨울을 이긴다 ▶ [리빙 앤 조이] 추울 땐 집에서 간식 해먹고 운동하세요 ▶ [리빙 앤 조이] 취위도 잊게 하는 '전통주의 향기' ▶ [리빙 앤 조이] 코레일, 연말 문화공연 이벤트 '풍성'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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