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독 자동차 「빅3」 대형차 타고 아시아 ‘돌진’

◎벤츠­「메이바흐」/폴크스바겐­「스포츠」/BMW­「Z07시리즈」/동경모터쇼 출품/미·일에 정면도전독일 자동차업계의 삼두마차인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폴크스바겐이 대형차를 21세기의 주력상품으로 내세우며 세계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수년간 단행한 구조조정이 상당한 성과를 거둬 생산성이 향상되기 시작하자, 3개업체들은 최근 동경모터쇼에서 최고급사양의 대형승용차를 미래형 컨셉트카로 내놓았다. 이들이 주요 시장으로 노리고 있는 곳은 아시아. 한·미·일 자동차메이커들이 거의 장악하고 있는 아시아시장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몫을 되찾려는 것. 특히 동경모터쇼 한달전에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이 컨셉트카의 출품을 보류한 것도 아시아 시장 중시전략의 한 단면이다. 게다가 마르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가격경쟁력도 가지게 돼, 독일자동차 업체들의 저돌적인 시장개척 움직임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미·일 업체들이 환경친화형 소형차를 중점적으로 개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이달 들어 이산화탄소 배출억제를 위한 경도 기후변화협약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독일 업체들의 행보는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의아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벤츠가 내놓은 고급차 「메이바흐」 모델은 경쟁기업인 영국의 롤스 로이스사를 제압하겠다는 의지의 결정체. 이 모델은 롤스로이스 승용차보다 더 길고 크며화려하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 다른 업체들의 사정도 마찬가치다. 폴크스바겐은 12기통, 5천6백㏄짜리 슈퍼 스포츠카를 BMW는 경쟁업체 페라리를 압도하기 위한 고급차 「Z07」시리즈를 선보였다. Z07 모델은 제작에만 20만마르크(1억4천만원)가 소요된다. 그러나 독일업체들의 대형차 판매공세는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우선 독일 국내에서 나오고 있는 반발이 심상치 않다. 환경보호운동이 강력하기로 유명한 독일내 환경단체들이 배기가스량이 많은 대형차개발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들은 최근 도요타, 혼다, 미쓰비시가 연달아 발표하고 있는 저공해승용차 개발을 주목하라고 아우성이다. 연구개발만 잘하면 실용적인 환경친화형 자동차개발이 가능한데도 독일 업체들이 외면하고있다는 불만이다. 주요 공략시장인 아시아의 금융위기도 독일 3사에 악재다. 수년간은 일본에서 태국까지 이어지는 아시아국가들이 경기침체로 자동차 소비가 정체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3사는 경제위기가 조만간 극복돼, 이 지역 졸부들의 고급차구입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소비세인상후 소비지출이 적지 않게 줄어들고 있어 독일산 자동차 판매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반면 엔화약세로 일본자동차의 유럽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안마당마저도 위협을 받고 있다. 아시아시장에 늦게 뛰어든 점도 독일 업체들에게 불리하고 작용하고있다. 아시아가 일본의 자본과 기술에 의존도가 높은 이유로 인해 독일업체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새마저도 적은 실정이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국민차생산을 위한 국내자동차회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있는 점도 독일 삼두마차의 시장진출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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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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