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스크린 쿼터

[로터리] 스크린 쿼터 구자홍 필자는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아내와 함께 한달에 몇 번씩 영화관을 찾곤 한다. 최근 상영된 한국영화는 거의 다 보았다. 옛날에는 외국영화를 보고 나면 부럽고 참 잘 만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한국영화도 외국영화 못지않게 잘 만드는 것 같다. 한국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올 때마다 배우들이 연기도 잘하고 영화도 수준 높게 잘 만든다고 아내에게 말하곤 한다. 필자로서는 그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고생해서 수준을 높여 놓은 데 감사할 따름이다. 필자는 영화산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최근 영화계는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방침 때문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유명 배우 및 영화인들이 집단으로 혹은 1인으로 시위를 하면서 스크린쿼터 축소의 부당성을 정부에 항의하고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해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최근 영화 '왕의 남자'가 관객 1,200만을 넘어 한국영화사상 최고로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왕의 남자를 만든 감독은 "왕의 남자가 우리 영화계에 자살골을 먹였다"고 자조적인 말을 했다고 한다. 필자는 영화계 사정을 잘 모르지만 단순히 한국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한국영화를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재미있고 좋은 영화를 만들면 소비자들은 더욱 한국영화를 찾을 것이고 제2, 제3의 왕의 남자가 계속 탄생하리라 생각한다. 짧은 소견이지만 스크린쿼터 문제는 자연히 해결되리라 생각한다. 예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국산담배를 보호하기 위해 양담배 수입을 금지하던 때가 있었다. 양담배를 피우는 공직자들은 징계를 당하곤 하던 시절이었다. 양담배 수입이 허용되자 질이 떨어지는 국산담배를 찾는 사람이 없어져 담배산업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양담배와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질 좋은 국산담배도 많지 않은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국산담배가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계가 경쟁력 있는 영화 만들기에 집중한다면 외국영화를 겁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어릴 때는 엄마가 등에 업고 다니지만 조금만 자라면 걸음마를 시키고 혼자 걷고 뛰도록 하지 않는가. 어리다고 언제까지 엄마 등에 업혀 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영화인들 힘내세요! 입력시간 : 2006/03/28 16:5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