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당분간 보수적 전략을

외국인 1,500억 “대거 팔자”<br>“유가60弗 넘을수도”에 투자심리급랭<br>삼성전자 자사주 매입도 매도 부추겨<br>전문가 “유가-주가逆상관관계커질듯”



그동안 정중동의 입장을 취하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21일에는 1,500억원이 넘는 매도 공세를 펼쳐 종합주가지수를 이틀째 떨어뜨렸다. 개인이 끝없이 주식을 판 상태에서 외국인까지 보조를 같이 할 경우 지수 1,000포인트 안착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연일 급등하는 유가 영향이 크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취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유가 취약국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외국인=외국인은 이날 1,53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 역시 순매수로 돌아선 지 하루 만에 다시 전환해 기관 혼자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4.66포인트 떨어진 989.99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는 유가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넘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유가 영향은 세계 공통이지만 외국인들은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유가 취약국을 파악하기 시작했다”며 “미국보다는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 등 이머징국가가 타깃”이라고 말했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큰 것과 관련, “그동안 증시가 오르면서 유가 상승이 가려진 측면이 있었다”며 “유가가 2ㆍ4분기 기업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외국인이 갑작스럽게 발을 뺀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실적발표 때까지는 유가 영향으로 등락 거듭할 듯=이번 외국인 매도세의 근본적인 원인은 고유가에 있지만 직접적인 빌미를 제공한 것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점도 주시해야 될 대목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주식을 안정적인 가격에 팔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외국인이 이를 이용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며 “사실 이달 전체 매매로 보면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이번 외국인 매도세가 증시를 급락으로 이끌 만큼 대규모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따라서 증시는 당분간 유가 추이에 따라 950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등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한국 경제가 고유가에 적응하든지, 아니면 유가가 하락하든지 어느 쪽으로건 방향을 잡아야 되는데 현재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유가와 증시가 절대적인 상관관계를 갖고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과거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한 뒤에서야 비로소 매매 방향을 잡곤 했다”며 “이번에도 다음달 중순께 삼성전자 실적이 발표될 때까지는 크게 볼 때 관망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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