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도서관 "책 좀 돌려주세요"

연체료 면제 등 미납도서 확보 비상

"빌려간 책 제 때 반납해 주세요." 대학 도서관들이 도서 연체율을 줄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매년 새 학기마다 향학렬을 불태우며 도서관을 찾는 이용자가 급증하지만 졸업생 등이 빌린 책을 반납하지 않고 학교를 떠나는 바람에 책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때문이다. 연체 문제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용자는 많고 책은 부족한 현실에서 미납 도서의 증가는 자칫 도서관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서 대출 담당자들의 고민은 더욱 크다. 이화여대는 졸업생을 포함한 장기 연체자의 도서 반납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달말 나흘간 `연체료 면제 이벤트'를 벌여 큰 성과를 거뒀다. 매일 1천500권 정도였던 반납 도서 수가 행사 기간에는 2천500권을 웃돌았으며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에는 3천권 가까운 책이 `보금자리'로 되돌아 온 것. 이들에게는 1권당 하루에 50원씩 연체료를 내야 하지만 책을 반납하는 대신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 대학은 이달부터 1권당 연체료를 100원으로 올렸다. 다른 대학 도서관들도 갖은 방법으로 연체율 줄이기를 위한 묘안을 짜내고 있다. 고려대는 학생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e-메일을 보내 반납 예정일과 연체사실을 알리고 있다. 연체료를 받는 대신 연체 일수만큼 대출을 정지하기 때문에 책을 제 때 반납하지 않으면 그만큼 학생들이 손해를 보도록 만들었다. 이 대학 도서관 관계자는 "연체료 부과는 단순히 돈만 치르면 그만이지만 대출정지는 실질적인 불편이 따르기 때문에 연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연체료, e-메일 공지와 함께 한 학기가 끝날 때마다 각 학과에 연체자명단을 보내 학과 차원에서 도서 반납을 권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울대도 반납 요청 e-메일, 전화, 연체료 부과와 더불어 석ㆍ박사의 경우 책을 반납하지 않으면 논문 제출을 할 수 없도록 하고, 학부생에 대해서는 학적과에 증명서 발급 보류를 요청하고 있다. 국립대는 장기연체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감사 때 국가재산 관리 소홀로 지적을 받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전북대 도서관 대출실의 강인순(27ㆍ여)씨는 "절판돼서 한번 분실하면 구할 수 없는 책들도 있는데 학생들이 책 귀한 줄을 모르는 것 같다"며 "책 연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주인의식이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