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 체제… 고성장시대 끝났다”/광고업계는 지금 변신중

◎기구축소 등 몸집줄이고 임금 동결/‘부실광고주 예방’… 재무부서 각광/난방비까지 절감 살아남기 총력전광고업계에 대변혁의 바람이 휘몰아 치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이라는 초강진이 상상할 수 없는 태풍을 몰고 온 것. 광고계는 그야말로 바람앞의 촛불 형국이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대로 있으면 십중팔구 꺼질 수 밖에 없다.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변해야 한다. 업계의 탈바꿈은 시작됐다. 몸집도 줄이고, 근무형태도 바뀌고 있다. 성장중심에서 수익성 위주로 체질개선은 이미 오래전 부터 시작됐다. 우대부서도 달라지고 있다. 제작보다 그동안 등한시했던 재무, 관리, 홍보가 각광받고 있다. 광고업계의 변화를 살펴본다. ▲저성장시대 돌입=「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소설제목 그대로다. IMF체제는 지난 30여년간 연평균 20% 정도의 고성장시대를 구가해온 광고업계에 종말을 선언했다. 국내 10대 광고대행사 대부분은 올해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은 더욱 심각하다. 광고주(기업)들이 올해보다 광고비를 30∼50%까지 대폭 축소할 방침이어서 광고업계의 타격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 더욱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에서 내년도 경영계획수립은 깜깜하기만 하다. ▲내실위주 경영=광고업계의 부도가 더이상 남의일이 아니다. 대형 광고주가 도산하는 등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외형경쟁은 있을 수 없는 일. 유일한 생존의 길은 내실다지기를 통한 경쟁력제고. 대표적인 경우가 몸집줄이기와 경비절감. 대부분의 업체가 사업부제 폐지와 기구축소, 감원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감원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소지가 다분해 쉽사리 칼을 빼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후원행사의 취소, 활동비 50% 축소등 경비절감에도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근무환경 변화=안팎으로 추위에 떨고 있다. 난방비 절감을 위해 실내온도가 떨어졌다. 임금도 동결내지 인하한다. 광고업계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A업체는 연말성과급중 1백%를 반납했다. B업체는 복리후생비를 50% 줄였고, 연월차수당은 꿈도 못꾼다. C업체는 개별면담을 통해 연월차수당 지급이 어려우니 며칠씩 쉬라고 권유했다. 격주휴무제도 없어졌다. D업체는 내년부터 페지를 검토중이다. 물론 수당은 없다. 사원들이 알아서 더 일한다는 의미다. ▲재무·홍보부서 두각=그동안 등한시했던 재무 홍보등 관리부서가 뜨고 있다. IMF시대에 이들 부서의 중요성이 새삼 인식되고 있는 것. 대형광고주가 부도나는 요즘 광고주의 재무현황 파악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자금관리가 회사의 생사를 가르고 있다. AE가 신규광고주를 개발해도 재무팀이 거절하면 그만이다. 부실광고주 예방이 어느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 예전만큼 광고를 집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홍보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적은 예산으로 많은 것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형태 변화=제작비 절감은 광고인의 공통된 생각이다. 단 한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광고가 많이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빅모델보다는 신인모델을 쓰고, 방송광고보다 신문광고가 늘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별 광고 대신에 그룹전체 이미지를 강조하는 기업PR도 예상해볼 수 있다. 특히 해외모델 기용과 현지촬영은 상당히 줄어드는 대신에 신토불이 광고가 뜰 것으로 전망된다.<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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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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