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 사회지도층 병역문제 말썽없다

◎케네디·부시 등 참전·일선근무 지원/아들 일부러 최전방 전투원 배치도/영 이튼스쿨 2차대전때 재학생절반이 전사여야의 대선후보와 국회의원·재벌총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본인 및 아들들의 병역면제문제가 제기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이곳에 쏠리고 있다. 직장·친구모임·일반가정 등 두사람 이상만 모이면 병역문제가 화제가 될 정도다. 그렇다면 외국의 사회지도층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한마디로 말해 우리와는 너무 양상이 다르다. 미국·유럽·일본 등의 사회지도층들은 병역에 관한 한 깨끗하다. 아들들을 위험한 일선에서 근무토록하는가 하면 본인이 죽음을 무릅쓰고 전쟁에 참전한 사례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의 앤드루왕자는 포클랜드전쟁 때 군함을 타고 아르헨티나군과 교전을 벌였다. 명문 이튼스쿨의 학생들은 2차대전에 참전, 전체학생의 절반 정도가 전사하기도 했다. 이튼스쿨은 영국의 귀족자제 등 최상류층 자녀들만 입학하는 학교로 영국을 이끌어온 사회지도층은 거의가 이곳 출신이라는 평가를 받는 학교다. 이튼 학생들은 속된 이야기로 「빽」을 동원하면 얼마든지 편하게 지낼 수 있지만 그러지 않고 전쟁터에 나가 싸우다 죽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조지 부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2차대전에 참전해 생사의 기로를 넘은 인물들이다. 케네디는 해군장교로 참전했다가 적군함정의 공격을 받아 타고 있던 함정이 대파하고 자신은 부상을 입은 채 겨우 구조돼 살아났다. 부시대통령은 얼마전 군대시절의 경험을 살려 공군기를 타고 까마득한 공중에서 낙하연습을 하기도 했다. 70세를 넘긴 고령의 부시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은 미국민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안겨줬고 클린턴 대통령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월남전이 치열하던 당시 주월미군사령관인 웨스트모얼랜드장군의 아들은 최전방의 전투부대원으로 근무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 아시아를 식민지배의 질곡으로 몰아넣었던 2차대전 당시 가문있는 집안의 자식들은 너도나도 참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회지도층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여성의원을 제외한 국회의원 2백88명 중 25%인 73명이 군대를 가지 않았다. 또 국회의원 아들 2백39명의 현역입영률은 일반인 현역입영률 66.8%보다 10% 가까이 낮은 반면 면제율은 두배 정도 높았다. 또 국내재계를 대표하는 정상의 그룹총수를 비롯, 상당수 재벌총수의 자제들이 군대를 면제받았다.(MBC 시사매거진2580보도) 유럽과 일본 등의 경우 역사적으로도 기사, 사무라이 등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가는 계층이 국방과 안보의 최일선에 있었으며 이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전통으로 굳어졌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회지도층은 병역문제에 무엇인가 아쉬움을 느끼게 하는 점이 많다. 국민들이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국력차이가 사회지도층의 병역문제에 대한 인식 차이라는 생각을 가질 법도 하다.<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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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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