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도체시장 구조조정 가속

'D램 세계 5위' 獨키몬다 퇴출 위기에<br>재무적 투자유치 실패땐 내년 상반기 도태 가능성<br>日엘피다-대만업체들은 합종연횡 움직임 가시화


세계 5위의 D램 반도체 업체인 독일 키몬다가 퇴출 위기에 몰리는 등 세계 반도체 시장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램 점유율 5위인 키몬다 노사는 최근 1,550명의 인력 감축에 합의했다. 키몬다는 주요사업장에서 전체 인력의 3분의1인 3,000여명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키몬다는 이와 함께 재무적 투자유치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만약 현재 진행 중인 투자자와의 논의가 실패할 경우 내년 상반기에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인 반도체 업황과 투자비용 등을 감안할 때 키몬다가 단기간에 전략적 투자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키몬다의 모회사인 독일 인피니온 측이 “더 이상 키몬다에 현금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황이어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키몬다는 퇴출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키몬다가 퇴출될 경우 공급과잉 상태인 D램 수급개선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키몬다는 3분기 매출 6억4,900만 달러로 9.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경우에 따라 D램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반등, 삼성과 하이닉스를 비롯한 D램 업체들이 숨통을 틀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엘피다와 대만 업체들의 합종연횡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업계 3위인 엘피다는 최근 대만의 파워칩(업계 7위)으로부터 합작사 지분 매입 형태로 파트너십을 강화했으며, 더 나아가 엘피다가 파워칩을 인수합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엘피다가 파워칩을 인수한다면 합쳐진 회사가 조직 및 생산물량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추가 감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급과잉에 따른 반도체 출혈경쟁(치킨게임)이 종료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돼도 글로벌 불황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즉각적인 시황 개선은 여전히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키몬다가 자금이 고갈됐고 기술적으로도 떨어지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 자연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만업체들까지 구조조정되면 전체 10% 정도 공급 조절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글로벌 불황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어서 산업 회복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