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자재發 물가불안 오나] 한은 내년 통화정책은

고공행진 물가 때문에… 금리 조기인상 불가피<br>경제뇌관 가계빚 때문에… 연쇄 인상은 어려울듯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한국은행 고위임원은 "내년에는 정말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연초부터 머리가 지끈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한은의 존립 목적이라 할 수 있는 '물가'만 놓고 보면 내년 통화정책 기조는 의외로 단순하다. 한은이 최근 내놓은 내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3.5%에 이르고 상반기에는 3.7%의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3% 정도를 금리 정책의 기준점으로 삼는 것을 감안하면 인상 기조는 불가피하다. 인상시기 또한 의외로 빨라져 내년 1~2월에 올릴 확률이 매우 높다. 주변상황 역시 한은의 액션을 재촉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값 상승세가 생각보다 가파르고 원ㆍ달러 환율도 연평도 포격 사태 등으로 생각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한은은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0.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본다. 여기에 환율이 10% 상승하면 물가는 0.8%포인트 올라가는 것으로 관측한다. 유가와 환율 양 측면에서 한은의 예상을 벗어나는 움직임을 이어갈 경우 금리인상의 궤도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은의 매파적 기조에 제동을 거는 결정적 변수가 하나 있다. 바로 가계부채다. 정부는 내년 경제운용의 핵심 사항 중 하나를 가계부채의 리모델링으로 삼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예상보다 큰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인식한 셈이다. 게다가 상반기에는 북한과 유럽의 재정문제가 시장을 끊임없이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 경기 상황 또한 '상저하고'의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물가의 빠른 상승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조기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되 매달 꼬리를 무는 연쇄적인 인상은 힘들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1~2월을 포함해 상반기에 한두 차례 올린 뒤 경기 흐름을 봐가면서 하반기에 다시 한두 차례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현행 2.5% 수준인 기준금리는 내년 말까지 3%대로 올라가되 경기 상황이 순탄하게 흘러갈 경우 최고 3.5%까지도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분기별로 0.25%포인트 정도의 인상이 예상되며 내년 말에는 3.25~3.5% 정도까지 올라갈 듯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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