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경쟁, 피할 수 없다면 이기자

나이 탓인지 초등학교는 아직도 낯설다. 국민학교 졸업반 시절 나는 난생 처음 사회적 ‘경쟁’을 체험했다. 당시만 해도 중학교 입학시험이 있던 시절이었다. 보다 좋다고 소문난 명문 중학교에 가기 위한 입시 경쟁은 제법 치열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린 나이에 경쟁에 던져진 후 내 인생은 고교와 대학입시, 행정고시 등을 거치며 줄곧 경쟁으로 이어져왔다. 나뿐 아니라 다른 보통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경쟁이 너무나도 익숙한 상황이다. 그래도 어린 시절이나 과거의 경쟁은 학교 내부나 특정지역, 아무리 넓다고 해도 대한민국 국경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처럼 글로벌화된 세상에서는 한 국가나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까지도 전세계를 상대로 경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제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핵심은 경쟁이고 지금 우리는 경쟁의 범위가 지구촌으로 확장된 세상을 살고 있다. 이 정글에서 살아남자면, 더 나아가 우리 후손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전지구적인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나 역시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넘긴 지금까지도 여전히 ‘경쟁’의 울타리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경쟁력’이라는 단어다. 국내외 항만 사이에서 벌어지는 고객유치 전쟁의 관건은 결국 ‘경쟁력’이다. 인천항이 다른 항만에 비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느냐, 아니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경쟁의 승패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쟁은 서로 인정한 ‘규칙’에 의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요즘의 규칙은 문을 모두 열어놓고 싸우자는 FTA(자유무역협정) 방식이다. 우리 시장은 문을 닫고 상대방 시장은 열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닫아놓은 시장에서 보호받은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됐다. 요즘 우리 아이들과 후배들은 내가 지나온 시대보다 더욱 심한 경쟁에 노출돼 있다. 안쓰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치열한 경쟁 체제에서 빚어지는 부작용은 피할 수 없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들의 노력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