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에 다가서고 있지만 물가의 고공행진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도매물가를 의미하는 생산자물가가 지난달에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5% 가까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물가의 높은 상승 국면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내년에도 국민들의 '물가 스트레스'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9일 내놓은 생산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지난 10월에 5.0%나 급등하면서 1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생산자물가는 전달과 비교해서도 0.3% 상승하면서 5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오름세를 주도한 것은 공산품과 서비스 부문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공산품은 5.1% 상승해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고 서비스 부문은 2.2%의 상승률로 2년1개월 만에 오름폭이 가장 컸다. 자동차보험(4.3%)과 위탁매매수수료(19.2%) 등 금융 부문, 고속버스(5.4%)와 전세 및 관광버스(26.9%) 등 운수 부문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농림수산품 상승률 역시 20.9% 올라 9월(29.6%)과 10월(29.5%) 수준에 이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무(189.2%), 배추(177.7%), 토마토(150.7%), 마늘(147.4%)이 배 넘게 올랐고 사과(58.3%)를 비롯한 과실류와 고등어(47.1%) 같은 수산식품도 폭등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의 출하가격으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연초에도 물가 시름을 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올해 소비자물가는 연간 2.9%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경기 상승 기조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3%대 초중반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