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 국제신용도 수직상승/기업들 중요성 자각 대출금 상환 신용높여

◎고성장에 외화보유 많아/외국은행들 금리할인도/외환규제 등이 걸림돌중국이 10년 가까이 계속된 고도성장과 탄탄한 외화보유고를 바탕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착실하게 신용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위기를 계기로 동남아 국가들의 신용도가 추락하는 대신에 중국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우선 그동안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신용도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중국기업들은 국제신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일본과 독일 은행들조차 이미 불량채권으로 간주해 포기해 버린 대출이 예기치 않게 회수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홍콩내 독일계 은행의 지점장인 요하네스 슈에테는 『외국계은행들로부터의 대출을 상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일부 중국기업들은 자국은행으로부터의 대출은 갚지 않으면서 외국은행으로부터의 대출은 상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기업들의 국제신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그동안 동남아국가들로 몰려갔던 돈이 중국으로 방향을 돌리고있다. 덕택에 중국기업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구하기는 점차 쉬워지고 이른바 초과금리(스프레드)는 급격하게 낮아지거나 없어지고 있는 상태다. 중국계인 에버 브라이트 은행의 경우 최근 해외차입을 하면서 스프레드는 커녕 할인금리를 적용받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태국에 10억달러의 원조자금을 제공하는 등 금융분야에서도 동남아의 맹주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고 있다. 1천2백10억달러나 되는 외화보유고덕분에 생긴 자신감의 반영이다. 그러나 중국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위안(원)화는 자유로운 태환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어 외환자유화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 94년 이후 위안화의 대달러환율은 달러당 5.7위안에서 지금은 8.3위안까지 떨어진 상태이지만 전문가들은 자유거래가 허용됐을 경우 환율변동폭은 훨씬 컸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그동안 과도한 설비투자의 결과 설비과잉의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미 철강산업에선 철강가격이 올들어 7%나 떨어지는 등 과잉투자의 후유증을 겪고 있고 상해지역의 고층빌딩들은 임대나 분양이 안 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의 최대 난제는 국영기업에 대한 개혁. 수출산업분야는 외국인투자를 유치해 남부럽지 않은 경쟁력을 갖췄으나 국영기업들은 아직 과다인력과 비능률을 떠 안은 채 남아 있다. 총생산량의 40%, 은행대출의 70%를 차지하는 이들 국영기업의 정상궤도에 들어서지 않는 한 중국경제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의 금융기관들은 동남아 대신 중국에 눈을 돌리면서도 중국의 금융개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최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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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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