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종종 플레이어가 이를 그대로 가지고 나가서 라운드를 시작할 때 캐디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원칙은 이같은 귀중품을 캐디에게 맡겨서도, 캐디가 맡아서도 안된다. 그러나 라운드에 들어가면서 플레이어가 맡긴다면 캐디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플레이어가 캐디에게 고가품을 맡긴 경우에 어쩌다가 캐디가 이를 분실하는 사고를 냈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예가 드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캐디는 플레이어가 직접 고용하는 사람이 있고, 회사가 고용 또는 알선하여 배정하는 캐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후자의 경우에만 해당한다.
캐디가 손님의 플레이를 보조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손님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경영자가 그의 사용자로서 손님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민법 제 756조)
그런데 시계 등을 맡는 것도 캐디의 업무에 속하는 것일까. 시계 등을 분실한데 대해 경영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여부는 여기에 달려 있다.
고가의 물건을 탈의실이나 귀중품 보관함에 넣어두었다 하더라도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고가품을 그 종류와 가액을 명시해 맡긴 때에만 사업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것을 맡는 일은 분명 캐디의 직무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경우 경영자는 도의적인 책임은 몰라도 법적 책임을 질 의무가 없다.
그렇다면 실수한 캐디의 책임은 어떠게 되는가.
캐디는 자신이 주의를 게을리 한데 따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따로 보수를 받기로 한 것이 아니더라도 일단 물건을 맡은 이상 이를 자기 재산과 동일한 주의로 보관할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민법 695조)
그러나 손님에게도 캐디에게 맡긴 잘못이 있으므로 캐디에게 그 물건의 가액 전부를 배상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캐디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손님이 억지로 시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