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22일] 레이저


‘레이저는 어느 아름다운 봄날 아침 공원 벤치에서 탄생했다.’ 레이저의 발명자 찰스 타운스(Charles Townes) 컬럼비아 대학 교수가 지은 ‘레이저의 탄생’의 첫 구절이다. 진달래꽃을 보면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것이다. 이때가 1951년. 성과는 9년 뒤에 나왔다. 1960년 3월22일 특허 취득.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빛’이 실용화한 것이다. 최초의 레이저 특허를 공동으로 따낸 타운스와 매제(妹弟)인 아서 숄로(Arthur Schawlow)는 돈과 명성에 노벨 물리학상(타운스 1964년, 숄로 1981년)까지 품었다. 레이저 발명은 그만큼 큰 사건이었으나 특허는 즉각 공격받았다. 상대방은 제자인 고든 굴드(Gordon Gould). ‘레이저(LASER)’라는 신조합성어도 굴드가 만들었다. 타운스가 제자의 연구를 가로챘다는 주장으로 시작된 공방전은 굴드가 사망(2005년)하기까지 45년간 이어진 금세기 최대의 특허분쟁으로 손꼽힌다. 특허전쟁의 와중에서도 레이저는 의학과 산업ㆍ군사용으로 영역을 넓혀나갔다. 1972년 월남전에서는 난공불락이었던 월맹의 탄호아 다리가 레이저로 유도되는 스마트 폭탄 한방으로 파괴돼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최근 로케트탄과 박격포탄을 요격하는 레이저 무기 시스템도 선보였다. 레이저는 이미 일상 속에 파고들었다. 할인매장의 계산대에서 DVD 오디오, 레이저 포인트, 네온사인에서 박피술과 제모술, 치과치료, 외과 수술까지 레이저가 없는 현대문명은 생각하기도 어렵다. 레이저는 진화를 거듭 중이다. 통신과 에너지 분야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원으로 꼽힌다. 선진국은 물론 중국까지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것도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수준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지원부처마저 통째로 없어지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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