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담배는 마약” 인정 3,000억불 배상/미 담배업체 ‘백기’

◎22개주대표에 제시… 옥외광고도 금지/리게트그룹 공조깨고 유독성시인 여파【뉴욕=김인영 특파원】 필립 모리스와 RJR 네이비스코 등 미국의 담배업체들이 담배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22개주 협상대표들에게 앞으로 25년동안 3천억 달러의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제시, 합의단계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16일 필립 모리스의 지오프리 바이블 회장과 RJR의 스티븐 골드스톤 회장이 담배회사를, 미시시피·애리조나·플로리다·워싱턴주의 법무장관이 원고측 22개 주를 각각 대표해서 지난 2주간 비밀 협상을 진행, 이같은 내용에 의견접근을 보았다고 보도했다. 3천억 달러를 지불하려면 연간 4백50억 달러의 담배회사들이 매년 매출의 4분의1을 25년간 적립해야 하며, 한국의 1년 수출규모의 3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다. 만약 이 협상이 타결되면 원고측 변호사의 수임료만 해도 3억6천만 달러에 이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담배가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주장해온 담배업체들이 이처럼 자세를 굽힌 것은 지난달 리게트그룹이 업계의 공조체제를 깨고 22개 주와 협상, 담배의 유독성을 인정함으로써 더이상 버틸수 없게 됐기 때문. 그러나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례적으로 『진행중인 담배협상을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며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담배업계는 3천억 달러의 배상금 지불외에도 담배가 중독성 있는 마약이라는 연방식품의약국(FDA) 규정을 인정하고, 광고탑 등 옥외광고와 인물사진의 광고 이용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담배업계는 그러나 담배회사들이 앞으로 손해배상기금을 만들어 배상함으로써 피해자들이 개별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없도록 의회가 입법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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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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