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 김우중 검찰조사 추이 촉각

일부서 선처·동정론도 '솔솔'… 대우사태 일단락되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5년8개월만의 도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14일 새벽 귀국, 곧바로 검찰로 압송돼 조사를 받기 시작하자 재계가 검찰조사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경련은 조심스럽게나마 김 전 회장 문제와 관련, 입장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일부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경제회복에 기여한 부분은 인정되야 한다'며 명예회복이나 정상참작 및 선처를 바라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김 전회장의 귀국과 검찰 조사에 따른 파장이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거나국가 신인도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대우사태 이후 뿔뿔이 흩어졌던 옛 대우 계열사들은 부작용 등을 감안, 공식 입장 표명을 꺼리면서도 김 전 회장의 공과(功過)가 과감없이 평가되고 그의 귀국을계기로 대우사태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길 바라는 분위기다. ◆대우 계열사 `만감 교체' = 한 때 세계 경영의 기치 하에 재계 서열 2위의 명성을 떨치던 대우그룹의 창업자인 김 전 회장이 5년여만에 초췌한 모습으로 돌아오자 이를 지켜보는 옛 대우맨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다. 옛 대우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거나 과거 근무했던 `대우맨'들 대다수는 이날 오전 김 전 회장의 귀국과 검찰압송 화면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대우 계열사들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선처 및 동정론이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까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옛 대우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어쨌든 그룹의 `수장'이었던 분이 손가락질 받는 범법자의 처지로 귀국하는 모습을 보니 복잡한 심정을 뭐라 말하기 힘들다"며 "대우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은 분명히 하되 김 전 회장의 귀국을 계기로 대우사태가 말끔히 정리됐으면 한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또 다른 옛 대우 계열사 관계자는 "김 전 회장에 대한 사법적 처리는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경제적 파장, 비자금 논란 등으로 김 전 회장은 이미 정치성을 띈 인물이 돼버렸기 때문에 사법적 잣대로만은 보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선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GM대우의 한 임원은 "세월이 어느 정도 흘렀고 김우중 전 회장과 대우 사태가우리나라 경제에 미친 영향이 큰 만큼 김 전 회장이 귀국해 이를 매듭짓고 넘어가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뒤 명예회복 및 사면 등과 관련, "사법적인 절차를 거치고국민의 여론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우자동차판매 관계자는 "마음속으로는 김 전 회장의 귀국을 반기고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하고 싶지만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것 같아 겉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김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구속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것은 받아들이지만 국민들로부터 용서와 선처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 자신(과거 대우 관련사 직원)을 위해서도 세계 경영의 성과는제대로 평가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의 한 임원은 "건강이 많이 안 좋아보여 마음이 안 좋았다"며 "개인적으로 명예회복을 바라기는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모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 본격 나설까 `고심' =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과거 전경련 회장을 지냈던 김 전 회장 문제와 관련,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는 것을 놓고 고민중이나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전경련은 김 전회장의 과오도 있지만 경제발전에 기여했던 점 등이 감안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김 전회장에 대한 선처 등을 공식적으로 거론하기에는 아직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는 16일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회의에서 김 전회장 문제가 논의될지도 관심사다. 전경련 강신호 회장은 지난 7일 한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회장 문제가 이달 회장단회의(16일)의 공식 안건으로 올라가지는 않겠지만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오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 전회장이 경제발전에 공헌한 부분이 많이 있다. 건강이 안좋은 분을 형을 받도록 하는 것은 국가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공과' 제대로 평가되길..동정.선처론도 `솔솔' = 경제단체들을 중심으로 재계 안팎에서는 검찰수사 등에서 공과를 명확히 평가하되 김 전 회장이 한국경제에기여한 부분이나 건강 악화 등을 감안, 선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동정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대우그룹을 경영하면서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공헌한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만큼 이 점이 적극 평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우중 전 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경영 노하우와 전 세계의 네트워크를 활용,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줌으로써 기업가들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석영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귀국 및 체포와 관련해 과거 잘못을 규명하는 한편 그의 공로는 받아들여 이 사건이 "미래지향적으로, 한국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고령인데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구속기간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수사당국이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요 기업들, `부작용 없이 마무리되길' = 삼성은 김 전회장 문제에 대해 `노코멘트'라며 언급 자체를조심스러워 했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한 법적 절차와는 별도로 향후 진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국산차 업체의 관계자는 "일단 김 전 회장이 오랜 해외 도피생활끝에 귀국하자 마자 사법처리 절차를 밟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사법당국의 조사에 대해 뭐라 입장을 밝히기는 힘들지만 김회장에 대한 조사로 인한 파장이 경제에 부담을 주거나 국가 신인도 하락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밖에 더 무엇이 있겠느냐"면서 "다만 검찰조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규명되고 이후 그것을 토대로 공과를 가리는 등 일의 선후가 맞게 진행돼야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금 검찰에서 조사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뭐라말할 만한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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