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계청] '11월 산업활동 동향' 분석

불과 1년전만 경제의 회복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을 보냈던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이 크게 되면서 경기호황을 뒷받침하고 있다.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우리 경제도 미국과 같은 장기 호황국면에 진입할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마저 낳게 하고 있다.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환 위기는 극보했지만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우와 투신 등 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 위기 극복에 자만하기보다는 물가안정과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경제지표는 활황국면=통계청의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생산은 26.8%, 출하는 31.2%, 설비투자는 66.2%, 도소매 판매는 15.4% 증가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이내에서 안정될 전망이다. 수출은 11월 142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2% 늘어났다. 건축허가면적도 지난해보다 120.7% 늘어 내년에는 건설경기도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97년 10월을 100이라 했을 때 출하와 산업생산은 각각 126.7과 122.8로 외환 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도소매 판매와 설비투자는 102.7, 97.2로 외환 위기전과 비슷하며 건설수주만 73.9로 외환 위기 이전보다 못하다. 건설경기 활황은 부동산 투기 등 부정적 요인을 유발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경기 지표는 거의 완벽하다. 박재하(朴在夏) 재정경제부 자문관은 『생산·투자·소비 등 거시지표는 완벽한 수준』이라면서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는 실질적 내용이 없는 막연한 우려』라고 말했다. 이같은 건실한 경제성장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봉균(康奉均) 재경부 장관은 지난 27일 본지에 실린 단독 인터뷰에서 내년 경제를 전망하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대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20억달러 이상 실업률은 4.5% 안팎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GDP 성장률을 재경부보다 높은 7.2%, 7.8%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구조조정 성공 여부=이같은 낙관적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대우와 투신 등 기업·금융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끝내야 한다. 남아있는 구조조정이 정치적 고려 등으로 흐지부지된다면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근 경기가 호전되며 공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며 구조적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상당히 흐트러지고 있다. 이는 과거 불합리한 경영관행을 존속시켜 또 다른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정신적 해이라 할 수 있다.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내년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거세게 요구할 것으로 보여 내년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모든 과제가 순조롭게 해결된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장기 성장 기조에 접어들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미국이나 EU 등이 21세기 새 밀레니엄을 앞두고 지식기반경제로 가기 위해 애쓰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도 정치혼란등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KDI 관계자는 『장기적 경제 성장은 소모적 정치투쟁에서 벗어나 컴퓨터와 정보통신으로 대변되는 지식기반경제 구축 기틀 마련에 국민적 역량을 집중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재홍기자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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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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