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한은 환율개입 힘들다] 2월 달러매입에 IMF자금 중단 경고

외환당국이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2월 중 외환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마찰을 빚고 한때 IMF 자금지원이 늦춰지는 제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IMF의 이같은 조치는 외화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 경제여건상 빠른 속도의 원화절상을 용인하라는 신호로 해석돼 주목된다.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28일 『외환당국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다는 차원에서 지난 1월 1,170원대에 머물던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2월 중 외환시장에서 하루 최고 2억달러씩 달러를 매입, IMF로부터 항의를 받고 시장개입을 중단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정부의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 사실을 확인한 IMF측은 한국에 대한 자금지원을 결의할 예정이던 이사회에서 한국 관련 안건 처리를 중단하는 실력행사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중 정부가 IMF로부터 받기로 했던 2억5,000만달러의 지원금이 갑자기 무기한 연기됐던 것도 이같은 배경 때문으로 밝혀졌다. IMF측은 이 사건이 일어난 직후 한국측에 재발방지 약속과 추가금리 인하를 요구, 한국이 이를 수용하자 지난 4월12일 2억5,000만달러를 지원했다. 이에 따라 2월 중순까지 5% 중반에 머물던 콜금리가 2월 후반 이후 급격히 하락, 3월 중순 이후 지금까지 4%대에 머물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당국이 급격한 환율변동을 막기 위해(SMOOTHING OPERATION)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한도는 IMF와의 협의에 따라 월 10억~15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연말 연초에는 하루 1억~2억달러씩 개입, 한도를 크게 웃돈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바람에 외환정책의 일별운용(DAILY OPERATION)에 대해 간섭하지 않던 IMF서울사무소가 외환운용에 제동을 거는 한편 IMF본부도 한국에 대한 자금지원을 2개월 가량 연기하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IMF가 한국에 대한 자금지원을 연기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금융 구조조정과 관련한 협의문 문구조정 때문이지 외환시장 개입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최근 원화절상과 엔화약세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와 업계 일각에서는 외환당국에 강력한 시장개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 여건상 정상적인 시장개입의 한도를 뛰어넘으면 IMF를 비롯한 국제금융계로부터 환율조작국이라는 비판과 제재를 피하기 어렵다』며 『이런 사태가 재발한다면 모처럼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제신인도가 다시 흔들리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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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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