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현·선물 동시매도 왜?

차익실현 욕구 커지고 美증시 약세도 부담감<br>“기관 수급기반 탄탄… 패닉은 없을것”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식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모두 대규모 순매도 공세를 퍼붓고 있다. 외국인이 선ㆍ현물을 동시에 대거 팔아치우는 것은 근래 들어 보기 드문 매매 패턴이다. 특히 올 들어 외국인이 주식을 팔더라도 기관이 물량을 받아내며 시장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것과는 달리 외국인의 선물 매도 영향으로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하고 있어 외국인의 현ㆍ선물 동시 매도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외국인 선ㆍ현물 동시 순매도 폭격=외국인들은 6일 주식시장에서 2,080억원을 순매도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은 9,766계약을 순매도했다. 지수 하락에 베팅을 하는 주가지수 풋옵션 거래에서는 18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올 들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은 전날에도 선물 8,794계약을 순매도했으며 풋옵션은 17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는 최근 이틀간 무려 40.29포인트(3.24%)나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1,202.49포인트로 마감해 간신히 1,200선을 지켰다. 지수급락은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낸 게 가장 큰 요인이었다. 선물을 대거 순매도하면서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악화되자 이와 연계된 차익성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온 것이다. 프로그램 순매도는 전날 3,783억원에 이어 이날에도 4,015억원어치가 쏟아졌다. 프로그램 매물의 상당 부분은 기관투자가 물량으로 분석됐다. 기관들은 지난 5일 2,184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6일 2,562억원을 순매도했다. 베이시스 추이에 따라 자동으로 프로그램 매도가 나오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팔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차익실현 욕구에 미 증시 부담감 가세=최근 외국인들의 선ㆍ현물 동시 순매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수가 고점에 도달한 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늘어난데다 미국 증시가 최근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주식 가격이 현저하게 낮았을 때부터 투자해온 외국인 입장에서는 지수 1,200포인트대에서 차익실현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이 인플레이션 부담에 따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에서 자금을 빼내는 속도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면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최근의 동시 순매도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이틀간 선물을 대량으로 매도한 외국인들의 성향은 투기성이 강한 단기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앞으로 1~2일 주기의 짧은 회전매매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대량 매도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프로그램 매매가 추세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면서 “프로그램 매물 소화가 일단락된데다 기관의 수급기반이 여전히 탄탄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시장이 패닉 상태로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노희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