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시-시의회 '치킨 게임'

시의회- 불출석·시정협의 거부 시장 서울지검에 고발…<br>서해뱃길·한강예술섬등 市 역점사업 예산 삭감<br>서울시- 무상급식 포함 증액 예산 집행 않고 대법원에 제소…<br>삭감된 건설·토목사업은 민자유치 통해 해결 모색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예산 증액분을 집행하지 않기로 했다. 또 서울시의회가 재의결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도 대법원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서울시는 사업비가 삭감된 건설ㆍ토목 사업에 대해서는 민자유치를 할 방침이어서 또 다른 마찰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상급식 증액예산 집행 않는다=서울시는 30일 시청에서 개최한 브리핑에서 "시의회가 미래 투자사업을 무리하게 삭감하고 무상급식 예산은 시장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신설, 증액하는 등 내년도 예산안을 불법 의결했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기자들과 만나 "무상급식을 포함해 신설ㆍ증액된 예산은 집행하지 않을 것이며 예산이 줄어든 사업은 민자유치 등을 통해 풀어가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이 함께 추진하고 있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시의회는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위해 695억원을 증액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집행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전면 무상급식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시의회는 당초 내년에 시교육청이 초등학교 3개 학년, 서울시가 2개 학년, 자치구가 1개 학년을 맡는 무상급식 방안을 수립했지만 서울시가 예산 집행을 거부하면 실행할 수 없게 된다. 자치구에 따라 3~4개 학년에 대해서만 무상급식을 할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시교육청이 학교신설비를 축소 편성해 무상급식 재원 등 다른 용도로 유용했다는 이유를 들어 내년 2월 교부금 지급시 해당 예산 1,037억원을 감액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산 삭감된 건설ㆍ토목 사업 민자유치 추진=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의회는 의회 불출석과 시정협의 거부를 이유로 오 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이에 대해 서울시는 무상급식 조례안을 대법원에 제소하는 등 법적 공방에 나섰다. 마주보며 자동차경주를 벌이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시의회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건설ㆍ토목 사업 예산 3,964억원을 삭감하는 등 메스를 들이댔다. 서해뱃길(752억원), 한강예술섬(406억원), 한강지천 뱃길조성(50억원) 등 서울시의 역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대신 무상급식(695억원), 학습준비물 지원(52억원), 학교시설 개선 지원(248억원),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200억원) 등 복지예산 3,708억원을 증액했다. 서울시는 증액된 복지예산에 대해서는 집행하지 않겠다고 맞불을 놓았고 건설ㆍ토목 사업은 민자유치를 통해서라도 해결방법을 찾아볼 것이라며 맞대응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상태여서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은 내년에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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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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