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김포신도시를 남북화해의 場으로

경기 김포에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된다. ‘사람을 살리는 알곡’의 보고였던 김포평야 358만평의 땅에 ‘사람을 살리는 삶의 터전’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알곡에서 터전으로’ 거듭나게 될 김포 신도시에 대한 소박한 기대를 먼저 김포라는 지명의 유래를 살펴보며 밝혀보고자 한다. 고려 말엽 억년과 조년이라는 의좋은 형제가 나루 부근에 살고 있었다. 어느날 두 형제가 나루에서 금덩어리 두개를 얻게 돼 형제가 그것을 한개씩 나눠 가진 후 다른 길손들과 같이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게 됐다. 강 한가운데쯤 이르러 동생 조년이 무슨 생각에서인지 그 금덩어리를 주머니에서 꺼내 물속에 던져버렸다. 이것을 본 형 억년이 깜짝 놀라 까닭을 묻자 조년이 “형님, 오늘까지 우리 형제간의 의리가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된 것도 다같이 가난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 것이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큰 금덩어리로 부자가 되면 일도 안할 것이고 더 큰 욕심과 나쁜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그것으로 인해 형제간의 의리는 갈라지고 서로 믿던 형제가 남남이 안된다고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그런 생각을 하니 저는 갑자기 금덩어리가 싫어지고 무서워 버렸습니다”고 대답했다. 형 억년은 이 말을 듣고 “참 네 말이 옳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도 이 금덩어리가 무섭다” 하고 그도 곧 그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지고 말았다. 이때 나룻배에 탔던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 형제간의 의리에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이리하여 그 금덩어리를 던진 곳을 투금판, 또는 투금포(投金浦)라고 했는데 이것이 연유가 되어 김포(金浦)라 칭하게 됐다고 한다. 지명의 유래에서 보듯 김포는 금을 버린 무욕의 도시를 말한다. 탐욕을 벗어던지고 예전의 근면과 우애를 선택한 ‘형제간 우애의 터’가 바로 김포인 것이다. 이런 역사가 살아 숨쉬는 귀중한 터에 집 없는 형제들을 위한 삶의 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억년과 조년의 의좋은 두 형제의 모습에서처럼 머지않아 남과 북의 동포들이 어깨를 걸고 하나되어 살아갈 옥터로서, 하나됨의 가교로서의 도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그리하여 이곳에 오면 탐욕과 증오에서 벗어나 진정 사람 사는 세상에 온듯한 안온한 느낌이 드는 터전에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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