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삶 그리고] 송규섭 에이팩대표

PC 냉각모듈 특허기술 무기 7년만에 매출 115억 달성<br>2004년 진입장벽 높은 노트북시장 진출 성장 발판…美·日제품보다 가격·성능 앞서 "올매출 300억목표"

송규섭 대표

CPU 냉각모듈

송규섭(오른쪽) 에이팩 대표가 대전 공장에서 진공관형 태양열 집열기 제조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PC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중앙처리장치(CPU) 등에서 발생한 열을 식혀주는 팬 등 냉각장치 소음 때문에 신경이 거슬린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컴퓨터에 냉각장치가 없으면 여름철 냉각계통의 이상으로 길거리에 주저앉은 자동차 신세가 된다. 에이팩(www.apack.net, 대표 송규섭)은 PC 등의 냉각장치 핵심부품인 히트 파이프(Heat Pipe) 특허기술을 무기로 지난해 창업 7년만에 매출 115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300억원. 히트 파이프는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ㆍ티타늄 등 합금으로 만든 진공 파이프 안의 증류수나 알코올 등이 기화(氣化)될 때 주변의 열을 뺏어가는 원리를 이용, CPU 등에서 발생한 열을 식혀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熱) 조절기술을 연구하던 송규섭(48) 사장은 지난 99년 실험실 동료 2명과 의기투합해 에이팩을 설립, 사업에 뛰어들었다. 에이팩은 ‘진보하는 기술(Advance Packaging)’의 약자. 송 사장은 “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히트 파이프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했던 업체가 중간에 발을 빼는 바람에 기술 사업화를 위해 창업을 단행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시장의 수요보다 한 발 빨리 뛰어들어 고생 좀 했다”며 웃었다. 창투사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ETRI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해 회사를 차렸지만 PC용 냉각모듈 시장은 생각처럼 빠르게 열리지 않았다. 이동통신 중계기 및 데스크톱PC용 냉각모듈로 근근이 사업을 이어가던 송 사장은 2004년 초 삼성전자에 납품하면서 기술보안 문제로 신규시장 진입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노트북 시장에 진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ㆍ대만의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미국의 산미나에 서버용 냉각모듈을 납품하기 시작했고, 일본 후지쯔와도 거래를 텄다. 2002년 27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2004년 82억원으로 치솟았다. 라이벌인 대만ㆍ일본ㆍ미국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저렴하게 모듈을 공급할 수 있는 에이팩의 기술력이 빛을 본 것이다. 하지만 2003년까지 적자를 기록한 데다 연구개발ㆍ시설투자로 부채비율이 높다는 등의 이유로 주거래은행의 시선은 싸늘했다. 냉각모듈 생산을 위해 대만ㆍ일본에서 수입하는 팬ㆍ모터 등의 물량이 늘어나 유산스 한도를 늘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주거래은행은 “1~2개월 안에 대출금을 갚으라”며 압박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초 미래 사업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은행으로 주거래은행을 바꿔 이 같은 문제를 해결됐다. PC업체들간에 열이 많이 발생하는 고성능 CPU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에이팩은 ‘날개’를 달았다. PCㆍLCD TVㆍ정보통신 분야에서 슬림형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원형 파이프 대신 평면형으로 개선한 제품도 개발을 마쳤다. 에이팩 직원 10명은 오는 7월16일 창립기념일을 전후해 백두산 여행을 떠난다. 2001년 말 6명 뿐인 직원들과 회식을 하면서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면 백두산에 다녀오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 뒤에 입사한 우수 직원 4명도 백두산 여행에 동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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